[문패] 여기는 막장의사가 가끔씩 들리는 얼음집입니다.

다른 블로그에 댓글을 달려다 아이디가 없으면 불편할 것 같아 만들었습니다.......만.

그대로 썪혀두기는 아깝고 하니 일단 활동을 시작했는데, 글 쓰다가 방치해뒀다가 이런 식으로 부정기적인 운용을 하다보니 이럭저럭 3년째가 되었군요.

일단 제 프로필을 말씀드리자면...

직업 : 막장야근의사

서식처 : 전북 모처

특기 : 먹고 자기. 싸는 건 좀 힘든편.(...)

취미 : ......이것 저것 맛은 많이 봤는데 특출나게 하는 건 없으니 패스

이념 : 내추럴 본 보수개혁주의자. 하지만 진보사상이 더 낫다고 생각되면 그걸 뺏어서 보수의 무기로 써먹을 정도의 융통성은 있습니다. (원래 진보주의는 아이디어를 빼앗길 뿐 실권을 잡지 못하지요. 노xx 전 대통령한테 얼마나 많은 아이템을 뺏겼습니까?) 수구나 보수반동가들과 같은 취급하면 아마도 불같이 화냅니다.(그래도 이쪽은 가끔 배울 점이라도 있으니 댓글은 안 지웁니다.) 그리고 진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좌파와 같은 취급하면 측은한 눈으로 난독증 환자 취급할 겁니다.(이 쪽은 써먹을 꺼리가 없으니 그냥 댓글 지웁니다.)   

좌우명 또는 신념 :

1) Simple is best.
2) 세상은 결국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를 가지고 고민했지만 결국 이걸로 결정.

3)  '자신의 신념을 남에게 내세워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들이나 하는 망발이다' (출처는 입에 쟉크 척. '2월의 신정부' 등장 이후 더욱 곱씹고 있는 문장입니다.)

그럼. 이 이글루에 들어오신 모든 분들께 환영의 한 마디. "아니, 정작 주인장도 가끔씩 오는 곳인데 대체 왜 들어오신겁니까.(처맞고 나뒹군다)"

ps : 등록날짜를 미래 시점으로 해놓으면 공지사항이 되는군요. 왜 이걸 몰랐을까.(오호라)

by 아이페오스 | 2009/12/31 23:59 | 트랙백 | 덧글(7)

영어를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어졌다.

" 우리는 경제의 힘을 억만장자들의 숫자나 포천 500대 기업의 이익으로서 평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누군가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손님에게 받은 팁으로 살아가는 웨이트리스가 일자리를 잃지 않고도 아픈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하루 휴가를 받을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합니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를 존경하는 경제를 이루려고 합니다. "

기업을 존중하는 수사와 노동자를 존중하는 수사가 저렇게 위화감없이 화합할 수 있다니...연설문을 누가 썼는지는 모르지만 찬사를 보낸다. 동시에, 이 말을 영어로 직접 듣고 그 자리에서 감동받고 싶어졌다. 하지만 영 안느네 =_=;;;;;;

추신 : 그러니까 좀 들으라고. 앙? 그래, 너말야 너. 저 문구는 그대로 너한테 하고 싶어 죽겠다구. 니 이름은 바로......(다음은 자기 마음속의 미운 놈을 채워서 알아서 써 주세요.)

by 아이페오스 | 2008/08/29 19:36 | 일상의 口丁乙 | 트랙백 | 덧글(2)

돈의 힘은 망치와 낫을 든 곰도 춤추게 한다.

약제비 환수는 부당하다.- 제대로 좀 합시다.

기사에 대한 논평은 원래는 언제나처럼 무~~~~~~지하게 길게 쓰려고 했는데, 이미 다른 분이 문 떡밥은 빨리 쉬니깐 조금만 뜯어먹겠습니다. 기왕지사 저런 문제가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주장한 차이니, OS를 새로 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논의해보죠. 미리 말하자면, 아래 문장들은 주인장의 'wanna be'이지 'must do'는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현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다고 가정한 다음 논의하는 것인 만큼 '이것보단 저게 낫지 않아?'라는 말은 환영하지만 '니가 주장하는 건 쓰레기다. 지금이 차라리 낫네 뭐'나 '그래서 어쩌라고 이 병시나' 류의 말을 하는 분은 난독증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ㅂ=)


1) 무엇이든 설계는 언제나 자연스럽게 : 보이는 손보다 보이지 않는 손이 더 똑똑하다.
정말 의료보험관리공단이 현재의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약제비환수를 하고 싶으면,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지요. 일단 의료비를 환자가 직접 내고 그것을 나중에 공단에 청구하는 방식 말입니다. 일단 공단기준에 맞지 않으면 환자들은 자기가 낸 돈에서 일부를 돌려받지 못하게 되므로 다시는 그 병원에 찾아가지 않게 될 것이고, 그럼 의사는 어쩔 수 없이 의학적 소신을 버리고 보험기준에 맞춰 약을 처방할 겁니다. 수요공급을 시장에 맞기는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그럼 행정력을 동원할 필요가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건보공단의 구조조정 필요성도 대두되겠지요. めでたしめでたし. 거기다가 환자가 쓴 의료비용이 현금영수증 등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나 병원의 의료행정이 투명해지는 효과도 나타나겠죠. 하지만 이런 방식을 택할 경우 문제점이 두어 가지 있습니다.


2) 손님을 끌려면 불편함을 줄여라 : 문명을 왜 만든지 알아요? 귀차니스트들이 귀찮이즘을 구가하기 위해 만든거에요.
단지 환자가 일단 의료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진료비가 큰 병이라면 환자의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럴 때를 위한 사보험을 설계하면 이것도 OK. 정확히 말하면 사보험이라기 보다는 환자의 의료비를 대신 내주고  나중에 국가에 청구할 권리를 인수하는 형식의 서비스를 다른 사보험에 끼워파는 형태가 될 것 같지만 말이죠. 사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돈을 미리 주고 나중에 돈을 국가에서 찾아쓰는 격이니 만큼, 환자에게 지출한 시점부터 국가에서 청구액을 받아올 때까지의 기간 만큼 지출금에 대한 이자수입을 얻을 수 없으므로 이런 보험을 만들기 힘듭니다. 뭐, 머리 좋으신 분들은 여기서도 어떻게든 돈 나올 곳을 찾을 지도 모르겠지만, 짧은 생각으로는 그렇게 느껴지네요. 게다가 사보험을 키우는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으니 결국 이 역할을 공단에서 하는게 좋겠네요. 그럼 거의 현행공보험체계와 제도상 차이점은 크지 않게 되겠지만, 뭐......공단을 아예 깨부수자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므로 넘어가지요.-_-a


3) 누구나 찾기 쉬운 곳에 있어야 한다 : 좋은 OS에는 좋은 하드웨어를. 돈 바른 만큼 좋아집니다.
자. 앞에서 '부당청구'를 줄이기 위해 환자들이 돈을 직접내고 나중에 타가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고, 환자들이 먼저 낼 선불금을 어떻게 마련하여 환자들의 부담을 줄일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논의할 것이 좀 남았군요.
위와 같은 시스템을 돌리려면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야합니다. 환자들이 의료비를 국가에 청구하려면 일단 청구할 곳이 가까워야 하니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저는 수구꼴통보수라 아예 새로 갈아엎거나 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깐 기존 동사무소를 이용하는 걸로 하죠.(지금은 주민자치센터라고 바뀌었던가요? 저는 나가기 귀찮아서 서류는 다 인터넷으로만 떼니깐 잘 모르겠습니다. :D) 동사무소의 일이 늘어난다는 불평이 있다면, 뭐 사실은 사실이니깐, 일이 줄어들게 될 보험공단의 사람을 이 곳에 배치하면 될 겁니다. 아니면 공무원을 더 뽑으면 되죠. 작은 정부는 절대 사람 수가 적은 정부를 뜻하는 것이 아니므로 저는 공무원 목 다 치자는 급진적인 생각은 안 합니다.(=ㅂ=) 일이 바빠서 동사무소도 못들린다 싶으면 인터넷으로 청구하라고 하면 됩니다. 다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니 인프라는 이미 깔려 있습니다.    


4) 정리는 깨끗이.
이 제도를 시행할 시 바뀌는 점을 요약해보죠. 넵. 드물게도 제 글이 세 줄 요약이 가능합니다. (와이~)
 - 의사 : 환자가 돈을 많이 부담하게 되면 알아서 손님이 떨어질테니 '부당청구'를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진짜 부당청구까지 함께 사라진다.
 - 공단 : 의사가 싫어도 공단의 보험기준을 따라야 하므로 지금까지 소송에서 당해왔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다.
 - 정부 : 공단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능해지므로 방만한 경영의 군살을 뺄 수 있다.
 - 시민 : 귀찮아진다. 하지만 논의의 핵심인 의사가 '부당청구'를 한다는 뉴스를 더 이상 안 들어도 된다. 


5) 언제나 이면을 보라 : 바보가 진짜 바보인지 바보인 척 하는 건지는 두고 봐야 안다.
서비스는 이용자가 클레임을 걸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습니다. 물론 합당한 요구에 한해서 하는 이야기지만요. 밑도 끝도 없이 '진료비 비싸니까 내려!!', '의사들 월급 많으니까 내려!!'같은 거 말이죠. 그런 말이 나오는 이유야 알지만 그게 자본주의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하면 답을 찾기 뭐하잖습니까. 기사가 나올 때마다 감정을 표출하는 반사적 댓글을 다는 것 보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하는 것이 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겁니다. 그런 취지에서 약간의 아이디어를 손가는대로 써봤습니다. 트랙백한 기사에서 읽어야 할 건 '공단이 소송걸었다 패배했다네. 아고 꼬셔라~'가 아니라 '왜 부당청구 소송을 계속 패소할까? 대체 부당청구가 왜 일어나지?'라는 의문입니다. '부당청구' 소송이 계속 공단측의 패소로 끝나는 건 의약분업 체계를 무시한 행정처분이기 때문이고, '부당청구'가 일어나는 것은 의학적 기준과 공단에서 지킬 것을 요구하는 보험기준의 차가 큰 때문이지요. 이를 해결하는 근본적 대책은 행정처분을 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만들면 되는 겁니다. (주1)
저는 그것을 이룩할 수 있는 방법은 현행 시스템처럼 규제 일변도의 방법이 아니라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 시스템에 시장친화성을 가미할 수 있는 위와 같은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분명 환자는 귀찮아집니다. 지금까지 의,병원에서 해왔던 보험청구를 이제 직접 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뭔가를 얻으려면 대가가 따르는 법입니다. '부당청구'가 나쁘다고 생각되면 '남이 해결하겠지...'하지 말고 그것이 일어나지 않게 할 방법을 찾아 요구하고 실천해야지요. 제가 말한 방법을 뒤집어 말하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 모두가 의료시스템의 감시자로서 참여하자' 입니다. 이것만 이뤄진다면 굳이 저런 방법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참여합시다. (주2)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은 시스템일수록 확실히 더 좋아집니다.
 
(주1) 시스템 시스템 노래를 부르니 저를 지XX씨같은 시스템론자로 보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딱히 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생각될 때 시스템론자가 될 뿐이지요. 사회 전체의 모럴을 고급화하는 것이 사태 해결에 더 좋다면 당연히 모럴리스트가 될 겁니다.(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을 지지하는 것, 이것이 진짜 박쥐실용주의 아닐까요?

(주2) 현행 의료체계에서 소비자의 참여 폭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물론 의원은 경쟁체제에 놓여있고 환자의 증감에 울고 웃습니다만, 환자 입장에서는 이 병원이 진짜 좋은 병원인지를 판단하려면 어느 정도 다녀보지 않으면 모르지요. 하지만 위와 같이 환자의 돈이 달린 문제가 되면 '내 돈을 많이 쓰게 하는 병원은 나쁜 병원'이라는 확실한 판단기준이 세워집니다. 그렇게 해서 환자가 줄어들면 병원은 자기혁신을 싫어도 할 수 밖에 없고, 의료산업의 특성상 환자가 빠져나가면 다시 원상회복하기가 더 어려우니 줄어들기 전에 혁신을 해야 합니다. 또 기준 이외의 약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더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의사와 대면하는 시간도 더 길어지겠지요.(물론 그런 설명을 할 필요가 없도록 의학적 필요와 동일한 보험기준을 만들어줘야 더욱 비지니스 프랜들리한 정부겠지요 ;D ) 결국 환자가 의료서비스에 대해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커지는 셈입니다. 원래는 본문에 써야 하지만, '부당청구'의 해결을 위한 시스템 개선 방법론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시스템의 변화에 의해 파생되는 변화에 대한 내용을 끼워넣을 데가 안 보여 각주로 달게 되네요. 다 글빨이 낮은 탓입니다 =ㅁ=;;;

by 아이페오스 | 2008/08/29 19:11 | 막장의사의 발로쓰는 의료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아인슈타인은 김나지움이 싫어 뛰쳐나온 위인

‘기숙형 공립고’ 82곳 선정…도·농 교육격차 해소 목적 

이전 글에 무한도전 애니판 은혼 스타일의 타이틀을 달아서인지 그날 조회수 장사가 꽤 짭짤하게 되어놔서 앞으로 가끔씩 써먹어볼 생각입니다. 이거 맛들이니 꽤 재미있군요.(긁적긁적)

왜 이 기사를 걸었냐면, 제 서식처(?!) 옆 동네 학교 이름이 보여서 말이죠.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받는 곳인데다가 기숙학교 인가까지 받으면 이건 뭐, 크립토나이트 약점을 극복한 슈퍼맨일지도 모르겠네요.(...)
기숙학교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습니다만, '기숙'이란 간단히 말해 강력한 통제식 자율학습 버프를 걸어주겠다는 말이죠.  기사에는 '전인교육'이 어쩌고 써있습니다만, 그거 믿을 사람 있으면 흠 좀 난감하군요. =_=

왜 이렇게 단정짓냐구요? 제가 바로 그 기숙학교식 고교생활을 보냈거든요.(......) 독서실에 11시 반까지 죽치고 앉아 '니가 공부 안하면 니 옆에 있는 놈이 앞서나간다'는 프레셔를 사방에서 받으며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을 넘어 초과근무(?)를 하던 시절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나마 제 모교는 기숙사생 비율이 30%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장기적으로는 100% 로 끌어올릴 그랜드 플랜을 가지고 있다는 기숙학교는 얼마나 빡셀까 귀추가 주목되는군요.

사실 저런 식으로 학생들을 '쳐돌리면' 당연히 성적은 올라갑니다. 이건 제가 겪은 거니 성과를 보증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올라간 인문계 성적을 실제로는 얼마나 써먹느냐는거죠. 매일매일이 아무 의미없는 레벨 노가다에 스탯 찍기잖습니까. 일반적으로 자유시장경쟁체제 하에서는 불필요한 낭비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교육시장에서는 경쟁을 붙일 수록 불필요한 낭비가 늘어나니 확실히 한국 교육시장이 연구대상이긴 한가 봅니다. 
물론 '경쟁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기를 수 있으니 낭비가 아니라 적절한 비용투입이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고 일견 맞습니다만, 여기서 말하는 우수한 인재란 '문제풀이의 인재' 정도의 의미지(넵. 저는 제가 딱 이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ㅂ=) 그 인재가  '사회를 움직이는데 적합한 인재'와 동의어인지는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는 단순히 학력 스탯만 찍은 사람만은 아닐 것이니까요. 게다가 경쟁체제를 통해 정말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 시스템에 따라 우수하지 못하다고 판별된 사람들은 그럼 공부를 왜 한겁니까? 부적격판정을 받는데 6-3-3년이 걸리는 현 체제에서 이 사람은 대체 몇 년의 시간과 자본을 낭비한걸까요. 보면 볼 수록 안타깝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현 교육시스템 하에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왜 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반강제로 학교에서 다른 재능을 '썪히는' 사람들을 많이 보니까요. 이런 사람들이 겪는 '낭비'를 다 모으면, 현 교육 시스템의 매커니즘을 잘 분석해서 성공을 거둔 소수의 사람들이 창출한 가치의 총합보다 적어도 적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교육의 다양성 부족'과 '사회의 다양성 부족'의 상호 에스컬레이트에 의한 총체적 난맥상인지라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갑갑한 마음 한량없습니다. 답이 안 나와요 답이. 의료 시스템 문제와 같이 교육 시스템의 문제도 사회를 운영하는 톱니바퀴 사이에 몇 십년동안 걸려 엉켜진 문제라서 말이죠. 그저 정책 설계자들이 의도한 대로 학력의 도농격차가 줄어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 난맥상을 풀 '알렉산더의 칼'은 되지 못하겠지요.     


추신 : 저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에는 분명히 반대합니다만......어차피 이 시스템을 운영자도 원하고 사용자도 원한다면(주),  차라리 경쟁심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시스템에서 살아남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기왕지사 판에 뛰어들었으면 최소한 개평이라도 얻어가야죠. '현실이 잘못되었어!!'라며 공부를 게을리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일군(一群)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교육시스템을 바꾸자는 주장에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에요.

(주)지금의 학벌위주 교육을 폐지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반대할 사람은 하이클래스 학교의 교장일까요? 아니면 이미 많은 자원을 한국 교육 시스템에 '꼴아박은' 학부모일까요? 흥미로운 논제입니다 


덧 : 본 글은 '정이 넘치는 건담 & 종합창작 커뮤니티 하사호'에도 동시에 게재되었습니다. 따....딱히 방문해주길 바래서 언급한 건 아니라능!!! (......)

by 아이페오스 | 2008/08/27 08:30 | 편견으로 그득한 위험한 사상 | 트랙백 | 덧글(2)

간단한 시나리오가 언제나 진실을 다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거 아무래도 상관없어.

의사와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문제 by 착선님

의사는 환자에게 무엇일까요. by Charlie 님


요 며칠 자작 시나리오 설정이 잘 풀리는 관계로 술술 쓰다보니 '어라 벌써 3시?' 하면서 자려다가 이 글을 봐서 트랙백. 원래는 댓글로 간단히 달려 했는데, 댓글 쓰다가 필받아서 말이죠.(......) 덕분에 내일 환자 진료하는데 애로사항이 꽃피겠군요.(=ㅁ=) 제목은 언제나 유쾌하게 보고 있는 무한도전 애니판 은혼의 타이틀 풍으로 해봤습니다. (=_=a) 생각해보니 착선님의 글의 모티브가 된 Charlie님의 글에도 트랙백을 걸어야 예의인 듯 싶군요. 제 글은 두 글 양 쪽에서 영감을 받아 쓴 글이니까요.

일단 트랙백 해온 글에 대한 감상부터 간단히 언급하고 시작하죠.
일반 감기에 약이 필요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약 처방을 안 하면 제 면전에서는 아무 말도 안 하지만 밖에서는 퉁명스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결국 '감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푹 쉬는 겁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나마 필요한 최소한의 약은 줍니다. 자연치유도 좋지만, 바쁜 사람들에게 시간은 중요한 자원이니 현실을 고려할 수 밖에요. (확실히 진통소염제는 환자의 생활의 질에 꽤 큰 차이를 불러옵니다 :D) 게다가 모든 환자에게 X-ray를 찍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견 감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병일 수도 있고 불행하게도 이런 케이스가 걸리면 의사는 독박을 씁니다. 아니 진짜로요. 그 때는 약 안 줬다고 배상금을 물거든요.(판례를 붙여넣고 싶은데, 야밤에 귀찮은 관계로 어디서 봤는지 까먹어서 일단 보류. 기사 찾는대로 링크해놓죠.) 불필요할 수 있는 약을 주는 이유를 단순히 리베이트 만으로 해석하기엔 너무 사안이 복잡한 듯 하군요.(=_=y0000)


그래도 제도적 문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해주시니 착선님께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의사가 그냥 죽어 마땅한 놈은 아니라는 Charlie님의 따뜻한 시선에도 감사드립니다. 보통 의료계에 관한 기사가 나오면 그냥 의사가 죽일 놈이지 기사나 댓글이나 왜 죽일 놈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안 보이거든요.(......)  제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한국은 의사가 의료관련 상담을 해주는 것에는 돈을 안 줍니다. 의료상담 자체에 돈을 줘야 한다는 인식도 없고(환자나 정부나), 그러니 시간은 약을 안 먹어도 되는 이유를 설명 + 왜 약을 안먹어도 되냐는 환자의 반발을 이해시키기 위한 추가 설득시간 따져서  일반 환자의 배 이상 걸리는데 보상은 없으니 의사도 환자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 동기 유발이 안 된다는거죠. (이 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한 두번 정도 말 한적이 있는 것 같네요.) 이런 난맥상은 결국 강제력을 가진 정부에서 풀어줘야 하는데......

그렇다고 만약 정부가 '감기 같은 간단한 질환은 약 안 먹어도 되니 앞으로 약 처방 금지!! 어기면 벌금!!' 같은 규정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생각해보니 지금도 보험공단은 비슷한 일을 하고 있군요 -_-;;;)  분명 트랙백한 글에 붙어있는 그림처럼 약을 많이 먹는 것이 좋지 않다는 것이 외국의 커먼 센스라면, 당연히 정부에서는 이렇게 강제적인 행정력을 동원해서라도 정책을 추진해야 할텐데 말이죠. 추진하는 방법도 큰 행정력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의사 감시 시스템에 추가 패치만 하면 되는 간편한 일인데......글쎄요. 선거를 포기하고 정말로 나라를 위하는 참된 정치가라면 질러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언제나 현실은 시궁창이죠. 이걸 아니깐 지금까지 선뜻 나서는 정치가가 없지요. 정치가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리 윤리의식을 강조하거나 올바른 공직자상을 강조해도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아요.(......) 여담이지만, '지지율'이라는 인센티브가 일단은 필요 없는 전제정치가 차라리 이런 정책, 그러니까 국민의 효용을 줄여 다른 곳에 돌리는 정책을 추진하는데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긁적긁적)

여하튼, 강제력을 동원하여 자연치유기간이 짧다고 인정되는 경질환에 대해서 약 처방을 금지하는 옵션은 어른의 사정으로 쓰지 못한다 치고, 남은 방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자에게 정보를 공급하여 자발적으로 약 처방을 거부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수밖에 없군요. 시장이 약을 원하지 않게 만들어 약을 처방하는 의사가 돌팔이라는 인식을 시장 참여자 다수가 가지게 되면야 리베이트에 관련 없이 의사가 약을 처방할 이유는 없지요. 지금은 이 캠페인을 언론에서 도맡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언론에서 생산하는 정보는 그냥 '약 처방 많이 하는 한국 의사 나쁜 의사'로 귀결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그렇게 말할 의도가 아니라 그냥 사실 관계를 말한 것 뿐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언론이 생산한 정보가 대중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까지를 고민해야 진정으로 참된 정보라 할 수 있지요. 그 과정이 고려되지 않으면 사실 관계 운운은 그저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서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태도에 불과합니다. 이런, 평소 언론(특히 기회주의 언론들 -_-+)에 불만이 많다보니 이야기가 언제나처럼 새려 하는군요.(긁적긁적)
그러므로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캠페인이 대중에 받아들여지도록 하려면 역시 가장 중립적이라고 인정되는 정부가 나서줘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스코어 정부는 뒷짐지고 있지요. 아니, 이건 정부쪽이 억울해 할 만한 언사군요. 고쳐 말하지요. 정부는 의사에게 환자의 인식 전환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떠넘기고 있지요. 다시 말해 손 안대고 코 풀려 하고 있습니다. 뒷짐 지는 거와는 확실히 다르죠? (......)

정부는 사실 이 문제에 대해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의사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얼마나 많은 약을 처방하는지 통계까지 내서 공개하니까요. 하지만 그 뿐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홍보력과 행정능력이 있음에도 후속 조치는 취하지 않지요. 이 문제를 접근하는 태도가 치고 빠지는 언론의 그것과 하등 다를게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없으면서 가끔씩 이 문제를 들고나와 국민들의 반의사감정을 건드리고 의사들에게는 스트레스를 안겨주지요. 좋게 말하면 '의사의 진료행태를 건전하게 하기 위한 여론 환기'고, 나쁘게 말하면 '욕먹을래? 알아서 길래?'입니다.
제도를 개선하고 인식을 바꿔야 할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안하고 인식을 바꾸는 일(즉,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들여 설명하면서 약을 처방받아가지 않도록 유도하는 일)을 의사에게 떠넘기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안 쌓이겠습니까? 의사들도 압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지 않으면 반의사감정이 사그라들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외국처럼 진득하니 환자를 봐도 병원이 유지 가능한 의료시스템이 안 깔려있고, 안 깔려있으면 현행 구형 OS에서라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명할 시간에 다른 환자를 봄으로써 획득 가능한 기회비용을 보상할 수 있을 정도의 상담료라도 설정해놓던가 해야지,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면 그냥 기회비용을 포기하라는 이야기밖에 안 되지요. 

위의 논리 전개에 대해 '환자들이 약을 많이 처방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의사들이 먼저 약을 퍼줬기 때문 아니냐?! 그러니 그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그냥 니들이 사회적 비용을 다 부담해라.'라는 반론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대해 전반부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있지요. ('먼저 약을 퍼준 것'은 사실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_-a) 아예 처음부터 환자들이 약을 요구할 때 의사들이 잘 설명을 했어야합니다. 처음부터 고리를 끊었으면 지금과 같이 병원에 왔으면 당연히 약을 가져가야 된다는 관념이 자리잡지 못했을 겁니다. 환자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해가 될 수 있으면 그것을 언제나 고려해야 하는 의사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소홀히 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대해서는 좀 말을 해야 할 필요가 있군요.'다 부담해라'는 말은 '100% 니들 책임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까요. 앞에서 말한 제도적 문제, 사회적 인식 문제는 공보험 시행 초기부터 상존해있던 문제입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다음 날 일을 쉬어야 하는 현실적 문제 또한 공보험 시행 초기에도 있었던 일이지요. 아니, 얼핏 생각해봐도 공보험 시행 당시의 현실이 더욱 더 빡쎘으니 현실적 문제에 대한 비중을 오히려 더 높여 잡아야겠지요.(=_=) 그러니 책임도 나눠 지는것이 합리적인 판단 아닐까요? 이건 제가 의사라서 의사 변명을 하려는 게 아니....뭐, 맞긴 맞습니다만, 그걸 떠나서라도 충분히 같은 판단에 다다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오늘 잠은 다 잤군요. 가벼운 마음으로 쓰자고 한 글이 벌써 1시간 가까이 걸리고 있으니. 하지만 공보험 시행 후 30년에 이르는 난맥상이 얽힌 문제라 도저히 짧게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중간에 삼천포로 새기는 했지만, 위의 글이 그나마 짧은 필력으로 간단하게 줄여보려고 한 노력의 결과에요.(......) 뭐.......제가 언급한 여러 문제가 사실은 의사가 자기들 이익을 지키기 위해 끌어들인 억지논리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야 그냥 지금까지 생각하셨던 것 처럼 '니들이 약 처방 안 하면 될 거 아냐. 그로 인해 환자에게 돌팔이라고 찍히거나 설명하느라 다른 환자를 못봐서 생긴 손해야 다 니들이 지금까지 그런 홍보를 게을리해서 생긴 업보니깐 징징대지 말고 그냥 감당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것이 시장의 반응이라면야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요. 굳이 남을 설득시키고자 쓴 글은 아니니까요. (단지, 공급자에 대한 규제가 심하면 심할 수록 서비스의 질은 낮아진다는 것만 언급하지요.) 그저 '과다한 약 처방' 문제가 '의사가 나빠서 그래요 ㄳ'라는 말로 간단히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데 고려해야 할 점이 많고, 이를 바탕으로 논의해야 의사와 환자, 정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문제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보고자 오랜만에 졸필을 갈겨본거니 너무 부담을 가지고 글을 읽지는 말아주세요.(......이런 말은 사실 글 처음에 써야 맞는데...... =_=;;;;)


PS : 트랙백 한 글 하단의 '자동검색한 글'에 좀 많이 거슬리는 글이 있는데......다음에 쓸 글의 주제는 그걸로 해야겠군요. 물론, 언제나처럼 언제 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심지어는 저도 몰라요.(광속도주)

PS2 : 결국 점심 시간에 한 잠 자고 일어났습니다. 졸리긴 해도 개운하긴 하군요. 역시 최고 달달한 잠은 쪽잠입니다. ㅇ>-<
역시 비몽사몽간에 끄적인 글이라 빼먹은 부분이 보이는군요. 너무 싼 진료를 받는데 익숙하다 보니 같은 질병을 가지고도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다 결국 가장 많은 약을 주는 병원에 정착하는 행태 말이죠. 뭐, 이런 저런 여건상 3분진료밖에 하지 못하는 처지에서 처방 외 서비스에 시간을 투입할 수 없다보니(여기에 대해서는 일전에 장광설을 늘어놓은 적이 있지요 =3=) 환자분들이 서비스의 총량이 많은 곳, 즉 약을 많이 주는 곳을 찾게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환자 한 명에 최소 10~20분 이상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다른 total care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커버할 수 있겠지만, 언제나 현실은 시궁창이죠.(......) 제가 일하는 곳이야 환자가 많지 않은 시골인지라 부족한 실력이지만 이게 어느 정도 가능한데, 확실히 바빠서 상담도 길게 못하고 약만 가져가다 싶이 하는 환자와 진득하니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소통하는 환자의 순응도는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후자 쪽이 더 자세한 문진과 처방이 가능하니 쓸데없는 처방 운운할 꺼리도 없지요. 하지만 실제 개원가는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망하기 딱 좋게 의료시스템 운영체제가 짜여있기 때문에 환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 보다는 병만을 바라보는 진료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환자와 의사간 상호 불신의 무한나선을 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의심의 벽을 쌓고 이런 성향을 캐치한 정부가 엄연한 사기업(주)인 개원가에 통제의 고삐를 더욱 조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아닐까요? 이런, 과다 처방 이야기를 하는데 워낙 얽히고 섥힌 문제가 되어놔서 그런지 너무 많은 화두가 딸려나오는군요. 이 이상은 제가 다루기엔 너무 큰 문제니 기회 되면 조금씩 토막쳐서 요리해보죠. ......읽고 나서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불평하시는 분들은 그저 '주인장은 의료시스템에 관련된 모든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신뢰를 쌓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만 알아주시면 되겠습니다.(-_-a) 신뢰가 깨지는 원인이야 입장에 따라 많은 격론을 벌여야겠지만, 적어도 '신뢰가 깨져서 벌어지는 일이다'는 명제만은 논쟁에 참여하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가치중립적인 해석이겠지요.
 
(주) 여기서 쓰인 '사기업'은 개인이 이익을 추구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개인이 자본을 투자해서 만든 법인' 정도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사업장을 만드는데 하등 도움을 주지 않는 정부가, 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당연한 권리인 소득세 징수 권리 이상의 권력을 행사하려는 행태를 강조하기 위해 쓰인 말인데, 주인장의 어휘력이 딸려 '기업'말고 적절한 대체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쓴 것이니 '환자를 진료하는데 기업을 운운하다니 이 돈벌레!!'류의 댓글은 삼가해주세요.(......랄까, 어차피 댓글다는 분도 없으니 뭐......=_=a)

PS3 : ......생각해보니, PS2를 본문에 안 넣었던 이유가 생각났군요. 어제 글 쓰면서 생각은 해 둔 것인데, 이게 정확한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라서 추론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니 공정성을 잃을 가능성이 있어 안 집어넣었던 겁니다. 그걸 자고 일어나니 깨끗이 잊어먹고 결국 써버리는 삽질을 하고 있......ㅇ>-<

by 아이페오스 | 2008/08/25 04:49 | 막장의사의 발로쓰는 의료이야기 | 트랙백 | 덧글(14)

인천시에 마블 오덕이 있나?

인천에 '마블테마파크' 건립


어쨌든 좋은 뉴스다.
지자체가 지역발전을 위해 특화된 사업을 유치하는데 힘을 쓰는 것은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 자유로운 행정력을 끌어내자는 지방자치의 원래 취지에도 맞지 않은가.
사실 실제로는 이런 노력은 쥐뿔도 없고 어떤 지자체에서 축제 하나 성공하면 너도 나도 창의성 없이 베끼거나 쓸데없는 돈을 들여 창출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도 모르는 대회 유치하느라 돈만 날려왔던 것을 생각해볼 때 이 뉴스의 유쾌함이 더욱 배가된다.
단지, 슈퍼히어로들 개개인의 인지도는 높은데 '마벨'이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지 않을까......넵. 이상 마케팅의 '마' 도 모르는 일반인의 잡설이었습니다.(후비적)

by 아이페오스 | 2008/08/07 12:59 | 편견으로 그득한 위험한 사상 | 트랙백 | 덧글(5)

손가락 하나 붙일 줄 모르는 의사들은 누가 만들었나.

손가락 절단에도 수술할 병원이 없다


12시 찍고 자려고 했더니 갑자기 뜨는 이 뉴스에 텐션 급저하.
평소에는 부러 점잔을 빼며 중의적으로 비틀어대는 문체를 쓰지만 그럴 기력도 없으니 그냥 키보드 가는대로.

......그러니까, 왜, 그렇게 의료계에서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왔는데도.
왜 꼭 막장을 봐야 포커스가 돌아가나.
의료계에서 수가를 현실화해달라고 하면 재정부담이 늘어날 것을 염려한 반대파들은 슬그머니 뉴스 풀어 '돈 더 달라고 의사들이 생떼쓴다'고 언론플레이나 하고, 보건재정 파탄나도 '돈 더 달라고 떼쓰는 의사'의 책임으로만 돌리며 보건계열 구조조정 노력은 손톱만큼도 없었지.
의료계의 비명을 제대로 들을 생각 하고 11년 이상 수련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부여했어봐라.(이게 바로 '수가 현실화'다) 반대파들이 그렇게 물고 늘어지는 '리베이트나 받는 부패한 악덕 의사'들이 생길 껀덕지나 있었을까.
결국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돈을 더 내라고 홍보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공급자만 족쳐 어떻게든 값을 내려온 업보를 그대로 받는거다. 위 사건은 의사들이 국민들에게 앙심을 품고 일부러 태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롯이 저런 기술들을 배울 의지를 꺾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적절한 진료를 환자들에게 공급할 수 없게 만든 의료시스템 설계자들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환자진료의 보람을 느끼는 대신 '손가락 하나 이어붙이지 못하는 바보들'이라는 말을 듣는 것을 선택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자. 저 돈 받고 손가락 이으라고 윽박지르고 싶나? 그럼 '능력이 안 되면 전원시켜라'고 정한 의료법을 바꾸면 된다. 이렇게 바꾸면 기술과 인력이 부족하여 다른 병원으로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것이 불법이 되므로, 의사는 찾아온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낼 수 없다. 그러니 접합수술을 배워놓아야 한다. 환자도 좋고 보험공단도 좋다. 의사만 손해보면 되니까.(주) 이게 지금까지 의료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해온 일 아니었나?   
(주)실제로는 환자도 손해를 본다. 중병에 걸려 찾아간 병원이 그 병을 치료할 기술과 장비가 없다고 하더라도 전원이 안 되기 때문에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못 가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우 적절한 장비를 구비하지 못한 의사가 책망의 대상이 된다. 그 결과 적절한 장비를 구비할 자본력을 가지지 못한 병원은 문을 닫고 거대병원 몇 곳으로 통폐합된다. 의료접근성의 저하는 물론이요, 과잉투자 등으로 한정된 의료자원은 낭비될 것이다. '능력이 안 되면 전원시켜라'는 조항은 환자를 서로 미루는 것을 허용하는, 무능한 의사들을 위한 악법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전원시킬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이런 거 다 알고 의사된거 아니냐? 그러니 그냥 당해라.'라는 댓글이 보이네. 저런 시스템이 의사가 원해서 된 것이거나 합의해서 만들어진 거라면야 이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가 강제로 만들어졌고 그나마도 계약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수정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런 말을 듣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부에서 '모든 음식점의 음식값은 전부 같아야 하고 음식값은 지금까지 받아왔던 돈보다 낮은 가격으로 정해야한다. 이익을 위해 더 높게 받거나 손님 유인을 위해 낮게 받으면 처벌한다'고 강제하면 따를 것인가? 의사집단은 따랐다. 따지고 보면 이게 모든 막장테크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에 이 제도에 찬성한 의사 지도부들은 무슨생각이었을까. 박정희의 총칼이 무서워서 법안에 동의했을까.)

시민단체들에게도 묻는다. 당신들이 의사집단을 개혁대상으로 생각하고 의사의 비리를 전체의 문제로 포장해서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행위는 개혁에 필요한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므로 공감할 수는 없을지언정 이해는 한다. 그리고 그 노력에 의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 것을 간과할 수 없지만 의료계가 분명 이전보다 더 투명하고 건전한 진료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준을 세우는데 일조했음도 또한 인정한다. 이제 그 힘을 제발 좀 의료시스템의 운영자들에게도 좀 써봐라. 보험재정의 4%가 운영비로 나간다는 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가? 물가상승분과 임금상승분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가인상률은 경제적으로 맞는 계산법인가? 30년 이상 물가상승률 이하로 인상되었던 수가인상률은 적절한가? 수가를 높여달라는 말은 무시하고 자기들이 정한 낮은 수가인상률을 놓고 합의하자고 해놓고, 합의가 안되면 건정심의 결정에 의해 낮은 수가를 받아들여야 하는 현재 수가결정시스템은 적절한가? 의약분업에 의해 복약지도료나 조제료 등으로 근 2조 이상에 이르는 보험재정 부담이 의약분업 이전에 비하여 새로 생겨났는데, 이런 부담이 '항생제 남용'을 줄인 효용이나 의약분업을 실시함으로써 얻어진 기타 장점에 비해 적절한 기회비용인가? 아니, 애초에 항생제 남용을 막은 것이 의약분업 때문 맞나? 파헤치면 몇날 며칠 우려먹을 수 있는 떡밥 블루오션이 이 바닥에 있다. 의사들이 주장하면 또 이전과 같이 '의사놈들 돈 더 벌어먹으려고 저런 핑계댄다'는 소리밖에 못 듣고 국민들의 비난 앞에 묻힐 것 같으니 시민단체에서 관심좀 가져주시라. 시민단체에서 캐고 캐고 또 캤는데도 '문제 없다'고 하면? 그때는 수긍하겠다. 저런 화두가 문제없다고 결정된 나라에서 나도 의사할 생각 없다. (문제가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직업을 내놓겠다는 말을 두려움없이 할 수 있다.) 

오늘만큼 격하게 글을 써본 적이 없다. 난 의료민영화를 전면적으로 반대하고, 당연지정제 폐지 움직임을 당연가입제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조건부로 찬성한다. 전자는 공보험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고, 후자는 공보험 체계에서 제공할 수 없는 의료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시스템을 만들 가능성을 열기 때문이다. 양자 모두 공보험의 문제점을 해결하자는 화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립할 수 있다. 나는 공보험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공보험을 포기하자는 말을 지금까지 하지 않아왔고, 그래서 의료민영화를 반대했다. 하지만 공보험 운영 시스템이 계속 이런 식으로 간다면? 심장수술, 산부인과 수술까지 저 짝 나서 원정진료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중환자실이나 각종 외과수술처럼 투입되는 비용과 노력보다 받는 돈이 더 적은 상황을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나는 내 희망을 접을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도 극렬한 민영화 찬성자가 되겠다. 공영화 정책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신성불가침의 경전이 아니다. 


보론 : 결국 돈이다. 보건복지분야 투자비율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적은 나라임에도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지는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소득에서 외국만큼만 세금이 나가면 뭔들 못하겠는가. 하지만......국민과 기업은 임금동결이나 세금인상, 투명납세 등으로 재정을 세우고, 정부는 이를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며 갈등의 당사자가 아닌 중재자가 되는 사회적 대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도달할 수 없는 꿈에 불과할 것 같다.

추신 : 그럼 내가 주장하고 싶은 적정수가는 얼마인가? ......나도 모른다. 일개 개인이 함부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의료서비스를 비롯한 모든 서비스는 한 사회가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느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방적인 가격책정을 할 수 없다. 물론 시장경제 하에서라면 밀고 당긴 끝에 적정한 가격이 정해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의료서비스는 가격이 일률적으로 정해져있고 가격을 공급자가 조절할 수 없어 시장경제 원리로 풀 수 없는 체제라는 점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수가에 대한 논의를 한다 하더라도 공급자인 의사가 주장하는 수가는 시장경제를 적용하고 있는 나라들에게서 원용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한국의 현실과는 어긋난 체제에서 결정된 수가이므로 수요자는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적정수가를 정하는 일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공신력 있는 심판(아마도 정부)의 중재 아래 수요자가 부담할 소득대비 가격(의료보험료)과 공급자에게 주어져야 할 수고비(의료수가)의 비율부터 시작해서 의약분업으로 대표되는 현 의료시스템의 적정성과 낭비의 여부 등 여러가지 사안을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야 결론이 날 문제다. 결국 사회적 대합의의 문제로 환원된다.

by 아이페오스 | 2008/08/07 02:04 | 막장의사의 발로쓰는 의료이야기 | 트랙백 | 덧글(19)

靑 "장관 임명, 법과 원칙의 문제"

靑 "장관 임명, 법과 원칙의 문제"

현 정권은 법과 원칙이라는 대명제마저 자신에게 유리할 경우에만 들이민다는 점에서 야비하다는 평가를 들을 만 하지만, 적어도 이 문제에 한해서만은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그게 더 기분나쁘지만.(흥)
일각에서는 '정치적 해결'(넵, 다른 말로 유도리 ㄳ)을 할 수 있는 사안에 청와대가 딱딱하게 군다...는 말을 하지만, 따지고보면 현 정권과 도찐개찐인 18대 본격막장국회에 유리한 해석을 굳이 받아들여줄 필요는 없지요.
게다가 현 정권에서도 이런 사태를 굳이 국회쪽에 유리하게 해결해 줄 필요가 없는 것이, 어차피 지지율이 초저공비행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차에 조금이라도 국회에 정치적 주도권을 빼앗길 빌미가 주어진다면 5년 내내 끌려갈 수밖에 없으니, 이런 답 안 나오는 상황을 타파하려면 현 정권에서 믿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권위인 '법'에 기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된 반응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아싸 아버지한테서 천원 벌었다 내기하길 잘했지  
......단지, 평소에 미운놈이 '법대로 해라'라고 깝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생각해볼 때, 현 정권이 이 뉴스때문에 어떤 말을 들을지 상상해보는 것은 소소한 즐거움이겠지요. 게다가 김여사님 사촌이 30억을 낼름하셨다는 뉴스가 동시에 떳으니...(먼산)

여하튼,  이 사건에 대해 현 정권의 책임 소재를 묻는 것은 이쯤 하고, 본격적으로 국회 구성원들에 포커스를 돌려보기로 하죠.
한나라당이야 어차피 내부 파워게임이니 제쳐놓고, 통합당만 살펴보면, 원내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해(다른 말로 하면, 권력을 조금이라도 더 자기 편에서 쥐기 위해) 국민에 대한 당연한 의무인 국무위원에 대한 검증을 방기했다고 한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실제로 친여 언론들은 이런 논리를 펴고 있지요. ......적어도 '이번만은' 그 쪽에서도 옳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엎어놓고 통합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닌 한, 이 쪽의 잘못에 눈을 감아줄 필요는 없지요.
단지, 친여 언론들처럼 이 실책에 대해 십자포화를 날리는 말초적 배설보다는, '거여의 폭주를 막기위해 국무위원들에 대한 견제를 잠시 접고 소위 의장을 초금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인가, 아니면 국회공전의 책임을 덜기 위해 정쟁으로 비칠 수 있는 원구성합의에 좀 더 유연한 포지션을 취하고 국무위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빨리 여는 것이 우선인가'에 대한 가치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실 이거 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인데, 안 하니깐 저같은 소시민이 고민해야지 않습니까. 제가 그래서 언제나 언론탓을 합니다.  어쨌든, 이 판단에 대해서는 각자의 당파성이나 사상에 의해 의견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각자가 고민해야 할 것이고, 저는 그저 '이런 문제에 대해 추가로 고민할 것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선에서 그치도록 하죠.

한 가지 더 잡설을 붙이자면, 현 정권의 수장인 이명박씨는 기성 정치권 자체를 싫어한다는 제스처를 자주 취해왔습니다. 처음 국무위원들을 구성할 때 '정치인 배제'라는 말이 계속 나왔지요. 그것 말고도 찾아보면 저런 냄새를 곳곳에서 풍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 원구성합의에 대해 저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정치인 인재풀을 포기하고 어떻게 친위세력을 구축할 것인지는 제가 고민해 줄 필요는 없겠죠.(후비적)  

ps : 언제나처럼 비공개로 할까 하다가 좀 재미있는 고민거리라고 봐서 그냥 공개합니다.

by 아이페오스 | 2008/08/01 11:21 | 편견으로 그득한 위험한 사상 | 트랙백 | 덧글(2)

보험료는 싸게, 보장은 더 넓게

국민 87% "보험료 올리더라도 치과 보장 확대"

제목은 낚시입니다.(?!?!)
무슨 광고카피같은데, 광고카피라는게 소비자의 needs를 콕 찝어서 만드는 것인만큼 카피 안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바가 녹아있다고 봅니다. 위의 기사에서 보듯이 말이죠.
기사를 안 보실 분을 위해 한 줄 요약하자면, '치과 보장을 더 받겠다. 단 돈은 1000~3000원만 더 내겠다' 입니다. 뭔가 왜곡이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면, 네 맞습니다. 이 정도로는 안 속는군요.(어이어이)

까놓고 이야기해서, 저 정도 인상분으로는 끽해야 스케일링 보험 보장율이 살짝 올라가는 정도일까요. 치과쪽 돌아가는 사정은 잘 모르지만 의과의 사정을 대입해서 생각하면 저 정도나 될 것 같군요. 아니면 국민 세금으로 메꾸던지.(긁적긁적)
결국 돈 문제입니다. 재정이 없어요. 건보료에서 건강보험을 관리하는 기관에 지출되는 운영비 비율이 다른 나라의 2~4배 정도라든지 하는 문제는 제껴두더라도, 정말로 돈이 없기 때문에 좀 한다 하는 다른 나라에서는 당연히 받는 상담료(의사를 만나 말을 섞는 값)같은 건 아예 보험에서 인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약 준것도 없고 환자한테 직접적으로 처치해준 것도 없는데 돈을 왜 받아먹을 생각을 하냐? 돈만 아는 의새야!!'라는 반발이나 안 받으면 다행이지요. 윗분들 생각도 그렇고, 상당수 환자분들도 뭔가 물질적으로 받는게 있어야 치료받은 줄 아니까요.(......) 
평소 느끼는 바가 큰 문제인만큼, 기왕 말 나온 김에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좀 하지요. 제가 근무하는 1차병원에서 치료받기 힘든 환자가 오면 환자가 받아드는 것은 '요런 약들 먹어왔고, 이러저러한 증상 있어 xxx병 의심 하에 전원합니다. 고진선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이 써있는 진료의뢰서 한 장입니다. 개중에는 '이런 종이쪼가리 하나 받으려고 병원 온 줄 아느냐!'며 면전에서 찢어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이 문서 하나를 만들기 위해선 '정말 1차진료로 치료받기 힘든 환자일까' '지금까지 먹어온 약 중에서 부작용이 생긴 것은 아닐까?' '지금까지의 치료는 적절했나?' 하는 자문과 지난 진료 review, 그리고 기록들을 일일히 뒤져가면서 축약하고 타이핑해야 하는 수고 등이 들어갑니다. 타이핑하는 시간동안 환자를 한 명은 더 볼 수 있음에도 이 기회비용을 포기하면서 말이죠. 그러면서 받는 돈은? '수고했다.'라는 말이나 들으면 그게 답니다. (주 : 진단서는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소견서, 진료의뢰서는 정해진 수가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건강상담'이나 '질병상담'같은 지식장사(...)가 금전적 가치를 인정받으면 그게 더 이상하죠.(후비적) 뭐, 여기다가 물가상승분의 60%정도나 올라가는 의료수가(지출되는 인건비나 병원유지비는 올라가는데ㅡㅜ) 이야기까지 하면 입 아플 정도니 이건 다음 기회에. 

이런 현상이 왜 나타날까요? 이런 저런 이유는 많지만 러프하게 정리하면 결국 돈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의료계-의료공학계-제약계 등이 원가절감 노력을 게을리해서 그런건지, 옛날 고정관념처럼 공직자들이 다 돌라먹은 건지, 일부 주장대로 환자들이 싼 의료수가를 이용해서 병원쇼핑을 많이 나서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환자 진료에는 돈이 많이 듭니다. 결국 거시적 차원의 의료서비스는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의료비를 각 의료주체들이 얼마나 나눠서 부담할지를 정하는 겁니다. 지금은 보험료만으로 안 되는 진료비 부족분을 기타 세금에서 메꾸던지 의료서비스 공급자에게 주어지는 수가를 억제하든지 해서 갹출하고 있지요. 이건 임시방편 이상이 되지 못합니다. 낮은 보험수가를 벌충하고 추가적인 이익을 보기 위해 의료공급자들이 비급여항목을 늘린다던지, 재정적자를 계속 세금으로 메꾸다보니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등의 여러 부작용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결국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의료보험료를 올리던지, 아님 일부 주장대로 아예 시장에 맡겨버리던지 여러 방법론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지금과 같은 체제를 유지하면서 보장범위를 늘린다는 옵션을 선택한다면 결국 의료보험료를 올리는 수밖에는 없는데, 그렇다면 얼마나 보험료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냐? 에 대한 논의가 필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위의 기사 이야기로 돌아가보죠. 글 위에서 스케일링 예를 들었으니 계속 써먹어보자면, 이건 현재 비급여기 때문에(잇몸질환치료를 위한 스케일링 제외) 병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지요. 이걸 의료보험체계로 끌어들이려면 먼저 '스케일링'의 정의부터 새로 내려야 하고 각 지역, 각 병원마다 쓰는 기구와 약제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약제를 급여로 해주고 어느 약제는 급여에서 제외하느냐 하는 등의 논의도 거쳐야 하며, 스케일링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진료비를 통일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등 고려해야 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래도 위의 설문조사처럼 '어떻해서든 급여 보장을 받고 싶다'라고 한다면 보험료를 내는 사람 중에 실제로 스케일링을 받는 사람의 비율과 보험료 총액 대비 스케일링 치료비 등을 계산해서 보험료를 올려야되겠지요. 진료중에 짬짬이 쓰는 글이니 귀찮아서 주먹구구식으로 잠깐 때려맞추면 1000~3000원 정도 인상분으로는 어떻게든 스케일링 보장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치과진료는 스케일링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게 에러.(......)

이상하게 3시 넘어서 환자들이 오히려 느는 관계로 이만 줄여야겠네요. 맨 위의 한 줄 요약을 보신 분이라면 글을 읽으면서 제 성향을 눈치채셨을 분도 있을 겁니다. 넵. 전 '보장 받으려면 돈을 더 내세요. 무슨 도둑놈 심뽀입니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서비스에는 당연히 돈을 내야한다고 믿고, 이것이 시장경제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저 수구꼴통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 기사를 읽고 좀 발끈해서 진료보는 시간에 땡땡이치며 졸필을 긁어봤습니다. 위의 두서없는 글을 요약하자면 '공급자와 수요자의 눈높이는 언제나 차이가 있다' 정도 되겠군요.

추신1 : '기-승-전-결'에서 '전'은 어디갔는데?!?!! 라고 따지는 분. 넵. 지당하십니다. 글쓴이도 그렇게 생각하는 중이에요. 글 쓰다가 끊고 환자보고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군요.(.....)

추신2 :  애초에 '현재의 수가체계가 적정한거다' 내지는 '니들이 너무 많은 돈을 가져가서 재정이 어려운거 아니냐'라는 포지션에 있는 분들이라면 이 글의 처음부터 끝까지 동의하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과는 '더 나은 의료보장을 위해서는 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주장을 가지고 토론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이 주장 이전의 화두인 '과연 현재의 의료수가가 적정한가?'라는 걸로 밤새 토론해야 할테니까요. 물론, 저는 이런 거대한 담론에 낄 그릇이 못되므로 미리 연막치고 퇴각하겠습니다.(므겡므겡;;;;;;)

by 아이페오스 | 2008/07/17 15:55 | 막장의사의 발로쓰는 의료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피장파장

한나라당 꾸짖기 전에 민주당, 너나 잘하세요


식후 소화운동겸 해서 나라 돌아가는 꼴 감상 하나.
여러모로 시사할 바가 큰 뉴스입니다.
사실 정치지형분포도(?)를 보면, 통합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통합당은 호남당이지요.
뭐, 그들이 스스로 그걸 원했으니 그들 나름대로는 행복한 결과라 보지 못할 것도 없지만......(후비적)
당원민주주의를 모양새라도 구현했던 열린우리당이 문희상 체제 이후에 몰락한 다음엔 딱히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저로서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기사이지만,  글쎄요. 전형적인 양비론 기사라는 해석도 가능하군요.

저는 이 기사에 대해서 다른 의미를 붙일 필요 없이, 한 세력의 힘이 너무 커져서 견제할 세력이 없을 때 나타나는 폐해가 당연하게 나타나는 것 뿐이라고 봅니다.  
예전에도 몇 번 이야기 한 듯 싶은데, 영남당이든 호남당이든 지방독재를 당하고 있는 건 매한가지고, 그럼에도 시민들은 지역주의의 베일에 눈이 가리워져 정치세력 지지의 기준을 스스로의 계급적 성향이나 정치적 신의 준수 등의 상식적인 항목에 두지 않기 때문에 지방권력의 독재 자체를 인지못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독재도 독재지만, 지방권력이 획일화되고 그 지방권력이 지역토호들과 손을 잡으면 '본격 막장테크타는 사회'로 급전직하할 것은 자명한데, 유감스럽게도 지방선거 이후 막장테크트리를 잘 타고 있어서 좀 그렇습니다. 이런 틀에서는 불합리성을 피부로 더더욱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멀리 있는 중앙권력보다 이 쪽이 더 나쁘지요. 거 뉴스에도 몇 번 나와서 아시잖습니까. 땅주인 남편이 지방의원이라 토지거래허가가 쉽게 난다던지, 부동산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지방의회 구성원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조례를 뜯어고치는 등의 권력 사유화 말입니다.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부조리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정작 선거철이 되면 이런 이야기는 쏙 들어가고 지연이 어떻고 학연이 어떻고, 정당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만 나도니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봉으로 안 보면 그게 이상한 일이지요.(긁적긁적) 이런 작태는 통합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입니다.

이런 문제인식 속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데, 슬슬 연기가 나고 있는 개헌론을 볼작시면 이런 논의는 1mg도 없어보여 안타깝습니다. 사실 현재와 같은 구도가 그들에게는 '멋진 신세계'니 문제의식 자체도 없겠지요. 일부 정치인들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쳐도 지역주의의 안경을 쓰고 있는 시민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국민투표에서 통과가 가능할지조차 모르겠습니다.(에휴) 뉴스를 보고 갑갑한 마음에 오랜만에 몇 자 적어봤습니다.


추신 :  만약 계급적 성향에 따라 지지가 결정되었다면 진보신당은 이미 굇수(?!?!)가 되었을 것이고, 정치적인 신의를 중시하는 풍토였다면 한나라당은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되었겠지요.(후비적)

by 아이페오스 | 2008/07/17 13:37 | 편견으로 그득한 위험한 사상 | 트랙백 | 덧글(7)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