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5월 22일
박근혜씨 상해사건에 대한 좀 심화된 생각
환자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의료보험 재정을 까먹는 걸 말하죠.
일전에 유시민 장관이 이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다구리 당했죠. 이 사람이 뭔 말만 하면 들고 일어서는 게 언론의 조건반사인 듯 하니...
게다가 이건 소위 '국민을 꾸짖는 발언'이니. 결국 '정부탓'으로 여론재판이 끝난 듯 합니다.
하지만. 예비의사인 제 입장에서는 유시민 장관의 발언은 누군가가 했어야 할 말이었습니다.
(국민을 혼내는 사람을 저는 높게 평가합니다. 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소신의 표명이니까요.)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는 불안하지요.
'내가 암이 아닐까?'하는 불안부터 시작해서. 자기가 큰 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일단 가지고 옵니다.
(저도 그러는걸요 ㅡㅡ;;;)
의사는 이렇게 찾아온 환자를 진료하면서 상당히 애를 먹습니다.
일단 자기 병을 예단하고 온 환자들한테 땀을 뻘뻘흘리며 진상을 설명하는 교수님들을 보면 때때로 환자가 갑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ㅡ.ㅡa
이렇게 설명해도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 환자들은 결국 다른 병원을 전전하고 마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제목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요?
바로 이렇게 예단하는 사람들을 바로 잡는 것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한 겁니다.
(서론이 길었지만. 필자의 필력이 짧은 거니까 태클 즐.)
사건뉴스가 뜨자마자 바로 반 박근혜측에서는 '자작극', 친 박근혜 측에서는 '열린당의 테러'라는 반응이 나왔지요.
사건이 흘러가는 걸 보니 한나라당 측에서는 '테러'는 당연하고. '큰 배후가 있다'는 식으로 예단하고 나서는군요.
하지만 제대로 된 진단을 내려볼까요?
지금 이 시점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런 공작을 감행할 이유가 없고. 시기도 적절치 않습니다.
암살의 효용성 면에서 따져보면 사주한 사람은 무뇌증을 의심할 수밖에 없지요.
이건 정치인이 대상이 된 단순 증오범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본질적으로 따지면 유영철의 묻지마 범죄와 다를 것이 없지요.
만약 납득할 만한 증거 없이 자작극이나 배후설을 흘리는 사람들은 저는 경멸의 눈초리로 볼 것입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예단의 폐해를 바로잡으려면 오래 걸리니......
하나 더 이야기 하지요.
벌써 책임이 현 정부에 있는 듯한 말을 솔솔 풍기는 것 같습니다만.
말은 바로 하지요.
사건 당일 유세에서 단상에 일반인이 올라가 난리를 피울 정도로 무질서했다고 하던데.
행사를 유지. 관리할 책임은 한나라당에게 있지요.
경찰법이나 선거법에 유세하러 나온 정치인을 우선 보호해야한다는 법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한 경호원 아닙니까?
그렇다면 먼저 경호업체와 한나라당 질서유지반(?)에게 책임을 돌려야지요.
무턱대고 경찰 욕하고 정권 욕하면 자기들의 실수가 덮여집니까?
랄까. 경찰측에 경호나 보호 요청은 사전에 했는지부터 알아봐야겠군요.
먼저 경호문제에 만반의 준비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부터 따져야 그 다음에 남 탓을 할 수 있는겁니다.
최대한 준비했는데도 못막았을 일이라면 당연히 선거를 안전하게 운영해야 할 책임이 있는 공권력이 100%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군요.
글쎄요. 워낙 국회에서 국회법 안지키기로 유명한 한나라당이니. 그런 무질서 쯤은 딱히 노력 안해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결론 : 이 사건을 사회병리학적으로 바라보는 많은 관점이 있습니다만. 글쎄요....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회가 증오심으로 만연해있다던가 하는 생각은 좀 오버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어느 사회나 극단적인 사람은 있게 마련이고. 이런 사람들을 눈에 안띄게 컨트롤하는 것이 바로 사회의 성숙도겠지요. 성숙한 사회는 그런 극단적인 사람이 설치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사회입니다. 하지만 입법부에서부터 법을 안지키는데. 어느 국민이 법을 중시하고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추신 : 왜 피해자로 보이는 한나라당을 더 까냐고요? 일단 상대측이라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 측에서는 자작극이라는 말을 아직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좀 찌질한 지지자 몇 명이 이런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펴고 있다가 짜졌습니다만...) 하지만 이들은 정권 책임이니. 배후니 하는 걸 대놓고 말하고 다니지요. 물론 피해자 측에서야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그건 개인적 레벨의 이야기지 공당에서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건 언론이나 수사기관에서 할 말이에요. 링컨이나 케네디가 암살당했다고 반대당이 피해를 보덥니까? 자기가 싫어한다고 죄를 덮어씌워 자기 지지자들로 하여금 그런 의심을 사게 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에게나 국민에게나 송구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사건에 관해서는 열린우리당보다 한나라당에 더 피곤함을 느낍니다.
'한나라당에서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여 이런 일을 초래.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든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한마디만 했어도 이런 생각은 안 들었을 것입니다. 그저 자기 당수가 당한 걸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보다는 어떻게든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이 너무 튀어서 이런 글을 남깁니다.
# by | 2006/05/22 19:46 | 편견으로 그득한 위험한 사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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