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에 대한 잡상

연일 계속되는 화려한 자폭쑈쑈쑈


공천을 신청한 사람들은 어쨌든 나라를 위해 뭔가 해보겠다는 동기를 가지고 신청한 사람들인 만큼, 정상적인 정당이 상식적인 기준을 가지고 옥석을 골라냈다면 그들만큼 양질의 인적자원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civilian control은 정부 각 부처 뿐만 아니라 공기업에서도 피해갈 수 없는 만큼, 이를 위해서는 공기업에는 관료가 아니라 외부인이 앉아야 한다고 평소에 나는 생각하고 있다. 공기업의 항구적 쇄신을 위해서는 그 것이 좋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꽤나 복잡하고 논쟁적인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더 논의를 들어가는 것은 어차피 '공기업에 자기 사람 앉히기'에 대한 이야기 중이니 논점을 벗어나는 것이기도 하고 생업에 바쁜 나로서는 더 이상 고찰할 마음도 없으니 다 skip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정당이란게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여 운용하도록 도와주는 중개자라고 볼 때 공천탈락자 중 다른 하자가 없는 사람이면, 별개의 심사과정을 통해 공기업에 투척(?)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즉, '낙하산 인사'니 '코드 인사'니 하는 것은 언론과 반대파의 비난과는 달리 정당의 인재 육성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면 별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대방이 정권을 잡으면 강력하게 비난하면서도 자기들이 정권을 잡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똑같은 짓을 하는 걸 보면 딱히 '낙하산 인사'나 '코드 인사' 그 자체를 죄악이라고 보는 것 같지도 않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낙하산 인사'나 '코드 인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나는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당원이 인정하고 국민들의 정서에 벗어나지 않는 인재 육성 시스템과 인재 등용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당의 이념을 위해 학습하고 일하면서 정치력과 통솔력을 숙성시키는 인재 육성과정을 등한시하고 선거철이 되어서야 빵꾸난 인재를 땜질하느라  이념과 계급을 불문하고 급하게 구한 인재로 선거에 임하는 우리나라의 정당들은 엄밀히 말해 정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소선거구제 선거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덩치를 불려보려는 일종의 정치동맹체일 뿐.(여담이지만, 이 동맹은 언제 깨질지 모르기 때문에 앞의 인재육성과정이 뿌리내릴 수도 없고 투자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
정치동맹체 구성원이 동맹을 유지하려면, 동맹체 내의 투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동맹을 깨려는 시도를 하기 전에 반대급부를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당 조직의 장을 맡기면 가장 빠르겠지만, 그럼 투쟁에서 승리한 측이 당을 장악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대한 당권에는 멀리 떨어뜨려놓으면서 명예는 유지시켜줄 수 있고 국정 경험을 쌓게 하여 향후 당세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자리인 공기업이나 정무직에 임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일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원이나, 국민들의 의사가 설 자리는 없다. 이렇게 논공행상과 달래기 식으로 결정된 인사를 국민들이 꺼림칙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물론 당에 무조건적으로 충성하는 사람이나 당에 참여함으로써 이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일해온 사람들은 전혀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겠지만.- 따라서 '낙하산 인사'가 언제나 반대파에게 좋은 먹이감이 되는 것이고 반대파가 이런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은 의사결정에서 소외된 국민(언젠가 여기에 '평당원'이란 말을 썼으면 좋겠다)들이 '낙하산 인사'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지금까지 쉬쉬하면서 해왔던 짓을 백주대낮에 대놓고 하겠다고 고백한 것이니 어떤 면에서는 솔직하다고 칭찬을 못해줄 것도 아니지만, 인재의 능력이 아니라 자기 정치적 동맹원들을 챙기기 위해 공기업에 자기 사람들을 임명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말한 것이고 여기에 지난 '좌파 숙청'발언이 연결되면서 큰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이런 행태는 진정한 정당정치 발전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비효율이 점점 쌓이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얼굴을 찌푸리면서 뉴스를 보게 된다.

......그저 싫어하는 정당이 지들 마음대로 하겠다니깐 과민반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혹시나. 그 정당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공기업에 앉게 될지도 모를 그 쪽 사람들의 능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은가.(...)

ps : 애기들 보다가 짬 나는 대로 갈겨 써서 그런지 깊은 사유를 통해 쓰여진 글은 아임다. 아놔. 애기 하나 다 끝나면 그 다음 애기가 오는 식이라 제대로 사고할 시간도 없네요 @,.@

by 아이페오스 | 2008/03/14 10:49 | 편견으로 그득한 위험한 사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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