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27일
아인슈타인은 김나지움이 싫어 뛰쳐나온 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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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기사를 걸었냐면, 제 서식처(?!) 옆 동네 학교 이름이 보여서 말이죠.
농어촌 특별전형 혜택을 받는 곳인데다가 기숙학교 인가까지 받으면 이건 뭐, 크립토나이트 약점을 극복한 슈퍼맨일지도 모르겠네요.(...)
기숙학교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습니다만, '기숙'이란 간단히 말해 강력한 통제식 자율학습 버프를 걸어주겠다는 말이죠. 기사에는 '전인교육'이 어쩌고 써있습니다만, 그거 믿을 사람 있으면 흠 좀 난감하군요. =_=
왜 이렇게 단정짓냐구요? 제가 바로 그 기숙학교식 고교생활을 보냈거든요.(......) 독서실에 11시 반까지 죽치고 앉아 '니가 공부 안하면 니 옆에 있는 놈이 앞서나간다'는 프레셔를 사방에서 받으며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을 넘어 초과근무(?)를 하던 시절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나마 제 모교는 기숙사생 비율이 30%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장기적으로는 100% 로 끌어올릴 그랜드 플랜을 가지고 있다는 기숙학교는 얼마나 빡셀까 귀추가 주목되는군요.
사실 저런 식으로 학생들을 '쳐돌리면' 당연히 성적은 올라갑니다. 이건 제가 겪은 거니 성과를 보증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올라간 인문계 성적을 실제로는 얼마나 써먹느냐는거죠. 매일매일이 아무 의미없는 레벨 노가다에 스탯 찍기잖습니까. 일반적으로 자유시장경쟁체제 하에서는 불필요한 낭비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교육시장에서는 경쟁을 붙일 수록 불필요한 낭비가 늘어나니 확실히 한국 교육시장이 연구대상이긴 한가 봅니다.
물론 '경쟁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기를 수 있으니 낭비가 아니라 적절한 비용투입이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고 일견 맞습니다만, 여기서 말하는 우수한 인재란 '문제풀이의 인재' 정도의 의미지(넵. 저는 제가 딱 이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ㅂ=) 그 인재가 '사회를 움직이는데 적합한 인재'와 동의어인지는 더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는 단순히 학력 스탯만 찍은 사람만은 아닐 것이니까요. 게다가 경쟁체제를 통해 정말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 시스템에 따라 우수하지 못하다고 판별된 사람들은 그럼 공부를 왜 한겁니까? 부적격판정을 받는데 6-3-3년이 걸리는 현 체제에서 이 사람은 대체 몇 년의 시간과 자본을 낭비한걸까요. 보면 볼 수록 안타깝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현 교육시스템 하에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왜 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반강제로 학교에서 다른 재능을 '썪히는' 사람들을 많이 보니까요. 이런 사람들이 겪는 '낭비'를 다 모으면, 현 교육 시스템의 매커니즘을 잘 분석해서 성공을 거둔 소수의 사람들이 창출한 가치의 총합보다 적어도 적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교육의 다양성 부족'과 '사회의 다양성 부족'의 상호 에스컬레이트에 의한 총체적 난맥상인지라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갑갑한 마음 한량없습니다. 답이 안 나와요 답이. 의료 시스템 문제와 같이 교육 시스템의 문제도 사회를 운영하는 톱니바퀴 사이에 몇 십년동안 걸려 엉켜진 문제라서 말이죠. 그저 정책 설계자들이 의도한 대로 학력의 도농격차가 줄어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 난맥상을 풀 '알렉산더의 칼'은 되지 못하겠지요.
추신 : 저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에는 분명히 반대합니다만......어차피 이 시스템을 운영자도 원하고 사용자도 원한다면(주), 차라리 경쟁심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시스템에서 살아남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기왕지사 판에 뛰어들었으면 최소한 개평이라도 얻어가야죠. '현실이 잘못되었어!!'라며 공부를 게을리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일군(一群)에게 하는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교육시스템을 바꾸자는 주장에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에요.
(주)지금의 학벌위주 교육을 폐지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반대할 사람은 하이클래스 학교의 교장일까요? 아니면 이미 많은 자원을 한국 교육 시스템에 '꼴아박은' 학부모일까요? 흥미로운 논제입니다
덧 : 본 글은 '정이 넘치는 건담 & 종합창작 커뮤니티 하사호'에도 동시에 게재되었습니다. 따....딱히 방문해주길 바래서 언급한 건 아니라능!!! (......)
# by | 2008/08/27 08:30 | 편견으로 그득한 위험한 사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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