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침?

속칭 '재야의학계'라고 하는 분야에서 실적을 쌓아왔다고 하는 구당 김남수 선생을 다룬 국영방송의 프로그램이 전파를 탔다 한다.
집에 TV가 없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본 사람의 말이나 뉴스를 취합하면 뇌졸중에 맞는 응급 침이 있다고도 하고 화상도 침으로 낫는다고 한다. 참 용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놀라운 업적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기술이 대가의 사망으로 사장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아까운 일이다.

하지만 TV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에는 검증 과정이 들어있지 않은 듯 하다. (이 바닥에서 검증이란 '논문'을 말하는 건 기본으로 깔고 이야기한다.) 침 시술을 받은 환자가 그 뒤 의학적 응급처치나 화상치료 등을 받았는지 아닌지, 의학적 처치가 개입되지 않았다고 하면 그 환자의 회복기간이 자연회복기간에 비해 얼마나 짧아졌는지 등등......조금만 생각해도 논문을 만들 거리는 너무나 많이 쏟아져나온다. 논문 한 편 써본 적이 없는 나도 이 정도 생각을 하는데, 매일 논문에 파묻혀 생활하는 분들은 대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며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았을까.

의사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최선의 방법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물론 제공하는 의학적 소견을 거부할 권리는 당연 환자에게도 있다.) 그러므로 기존의 방법보다 저런 방법이 탁월하다는 객관적 증거가 있다면, 당연히 그 쪽으로 환자분을 전원시킬 것이다. 하지만 저 침술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병이 나았다는 환자분들의 칭송 뿐. 그렇기 때문에 그 칭송을 과학적 방법론으로 객관화하는 데이터가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환자를 다루는데 있어 가장 보수적이어야 할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들에게 저런 침술을 추천해 줄 수 없다. TV를 통해 정보를 얻고 새로운 것을 접해보고 싶은 환자와, 그것에 대해 과학적 믿음을 가지지 못해 소개해 줄 수 없는 의사 사이의 관계는 이렇게 또 멀어져간다. (=_=)

추신 : 듣기로, 구당 김남수 선생은 한의사 면허가 없고 한의학계에서도 좀 마이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진위여부는 잘 모르겠음. (-_-)a

by 아이페오스 | 2008/09/14 00:00 | 막장의사의 발로쓰는 의료이야기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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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09/14 00:04
어허...그런 프로그램이 있었군요? 저도 보지 못 했습니다. "방송에 나오면 진실이다"라는 헛된 믿음이 많기에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저런 좋은 치료법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의료에서는 세계최강의 국가가 되어 자동차 수출은 저리가라 할텐데 말이지요...
Commented by 아이페오스 at 2008/09/14 00:09
특히 친척들이 오손도손 모여 보고 있을 시간대에 방영되었다는군요. 어떤 의사분은 '한방이 최고야!'라는 친척들의 공격(?)을 받고 떡실신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저 분께서 하시는 건 한방이 아니군요. 좀 더 알아보니깐 박정희 시대에 사라진 침구사 자격을 가진 분이라고 하네요.(일제시대 때 땄다고 써있군요.) 하는 일을 떠나, 그 분의 인격이나 봉사활동 업적은 존경할 만 하신 분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의학이란 인격으로 하는 것이 아니니 역시나 어려운 문제네요 =_=
Commented by ellouin at 2008/09/14 00:16
일단 김남수 옹께서는 침구사이십니다.
한국에 침구사 보드를 가지신 몇 안되는 "생존자"이시구요. 저 분들 돌아가시면 침구사라는 보드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김남수 옹께서는 과학적 검증을 피하시는 것으로 얼핏 들은 것 같구요. 또 연구 펀드를 가진 연구계에서 적극 적으로 검증을 해보겠다고 달려들었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진 못한것 같습니다.

김남수 옹의 화상침의 근거로 내세우는 자료는 주로 일본에서 나온 몇몇 논문이라 들었습니다.

김남수 옹은 뜸사랑과 연계되어있고, 뜸사랑은 침구사 보드의 부활을 주장합니다.

현재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각종 비 면허 의료 행위에 대한 변화에 뜸사랑도 일정 관여가 되어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침에 대해서는 그 과학적 연구가 일천하기 때문에 옳다도 그르다도 말할 수 없는 분야 같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기초 연구부터 차근차근 짚어나가고 있으니 아마 10년 쯤 이내에는 실질적 임상 응용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ellouin at 2008/09/14 00:21
유럽의 침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은 PEP-AK나 최근 BMJ에 실린 영국 임상실험(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이 당장 떠오르구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고혈압 관련해서 대규모 연구가 떴었구요.

결과는 controversial 한것 같습니다. 효과가 없다가 다수인데 최근 연구 중 일부는 효과가 있다도 나와서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아이페오스 at 2008/09/14 00:25
그렇군요, 자세한 이야기 감사드립니다^^ 침의 경우는 많이 연구가 되는 편인데, 현재까지 나온 논문으로는 대조군과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 많고, 침술의 만성통증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타이레놀과 비슷하거나 환자에 따라서는 효과가 적은 정도......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물론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군요.
여담이지만, 같은 표에서 약보다는 운동치료가 더 좋다고 나와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운동치료 쪽을 해보고 싶지만, 제가 근무하는 지소 사정 + 환자분들의 거부(운동치료하려면 돈도 들고 시간도 들죠.) 등으로 그저 약으로 조절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행히 타이레놀보다는 효과가 좋은 진통제가 많이 나와있거든요. :D
Commented by ellouin at 2008/09/14 00:31
임상 진료의 바다는 너무 넓고 침이 과학적으로 보고된 분야는 너무 좁죠.

그래서 "효과가 있다"라는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효과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가 적절한 언급이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의사분들께서는 당연히 약과 운동치료를 생각하시는게 옳지요.

말씀드렸던 PEP-AK에서는 침 치료가 진통제보다 몇몇 질환에서 유의하게 좋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데나 대충 놓은 침에서도 유사한 (정도는 조금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는) 결과가 나와서 논란이 컸지요.

미국 고혈압 연구에서는 효과 없음이었구요.

영국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사항이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장기적 진통효과가 기존 치료보다 우월하다고 나왔더군요.

자신의 처한 법적 상황에 가장 최선의 선택으로 환자들에게 좋은 도움을 주시는 것이 바람직하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eps at 2008/09/14 02:05
김남수 선생님은 침구사이십니다. 한의학 단체와는 다르지요.

WHO에서는 침뜸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300가지 된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화상침은 구당선생님이 1994년 국제침구학술포럼에서 발표하셨습니다.

5년전 일본에 방문하셔서 의도의 일본사장에게 화상침에 대해 소개하신 적도 있습니다.

일본이 침구쪽이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어 발전해 왔지만, 화상침에 대해서만큼은 일본쪽보다 앞선다고 생각됩니다.

김남수 선생님이 검증을 피하시는 것은 아니고요, 아마도 비제도권이라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나 독일에서도 연구가 많이 되는 것 같더군요.

관심있으시다면 의사이신 손봄들님의 '작은의사가 본 구당침뜸'이라는 책을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mschoi at 2008/09/14 11:48
제도권하의 한의사 면허가 있는가? 양의사의 면허가 있는가?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제 침을 통하여 화상을 비롯한 뇌졸증, 무름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면은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활발히 연구가 되고 학교도 세워지고 있다는데 유별나게 우리나라에서만이 시대에 뒤떠러진 비과학적이란 이유로 (물론 또 다른 이유가 있지만...) 괄세 받는 것은 환자를 위하여서도, 미래의 한국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Commented by 아이페오스 at 2008/09/14 15:11
mschoi// 과학적 방법론에 따른 객관화 작업을 거치지 못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괄세'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요. 이건 가치관 자체의 차이니까요. 그리고 '활발히 연구가 된다'='인정받는다'는 동의어가 아닙니다. 오히려 아직 정확한 결론이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관점을 가지는 것이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당연한 해석이지요. 그리고 현재까지 나온 결과물들도 아직 기존 방법을 대체할 뛰어난 결과를 보인다고 광범위하게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해보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환자분께서 그것을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습니다. mschoi님의 말은, 뒤집어 말하면 비과학적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라는 건데......다른 말로 하면 '믿어라'가 됩니다. (실제 그런 생각으로 쓰셨을 리는 없겠지만) -_-;;; 가장 보수적이어야 할 의사의 입장에서는 유감스럽게도 받아들일 수 없는 말입니다.

추신 : 이 글은 mschoi님께도 드리는 말이지만, 혹시나 윗 댓글을 읽고 의사가 편협하기 때문에 구당선생의 침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의견을 가지실 분이 있을까봐 굳이 적습니다. 생각해보니 무지 오지랖넓은 짓이네요;;;;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9/14 20:26
침구사 면허가 없어진 게 현재의 침의 효능에 대한
쓸데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 사실이지요.
하여튼 시바스리갈 박통 쓰박스키... (...)

...넷상의 이런 저런 말은 접어두고라도, 진짜든 거짓이든
정말로 검증받고 넘어가려면 후학 양성이 이뤄져야 하고,
그 선행조건 중 하나가 침구사 면허 부활이라고 봅니다.
정 안 되면 한의사계에서 그 침술을 높은 라이센스로
전수받을 생각이라도 하던가... (끄응;;;)
Commented by 이선주 at 2008/09/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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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aven at 2008/09/17 19:26
침과 뜸의 효능에 대해서 밝혀진 것이 적지만, 효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법인 것은 사실입니다. 뜸의경우 부작용으로는 작은 화상 정도고, 침은 깊이 찌르지 않는 경우 소독만 잘하면 문제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약물이나 한약들은 독성이 강하고 대부분 인체에 유해합니다. 거기에 비해서 안전한 침, 뜸등을 굳이 의학분야에 종속시낄 필요가 있을 까 합니다.

예전에 동네마다 있던 침놓는 분들이 지금은 찾을 길 없고, 지금 한의사들은 침을 잘 못놓습니다.

어려서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침은 참 신기한 마술과도 같았습니다. 그런분들이 동네마다 민간 요법을 하고 있다고 해서 해가 되는 일은 없을 텐데, 지금은 맥이 끊겨가고 있는것이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뉴 제타 at 2008/09/26 10:47
아픈데 침바르면 낫는다고 우리 할머니가 그랬쪄요(도주)
Commented by 1111 at 2008/11/27 22:38
김남수 옹은 실력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친화력과말발, 광고외에는 아무것도 업슨 ㄴ사람입니다. 중요한것은 그 사람이 뜸 사랑이란 침뜸 학원을 경영해서 돈을 번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주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자신의 아들이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의사들 얘기로는 김남수는 학술적으로 전혀 일고의 가치도없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자기가 개발했다는 화상침이란것도. 실은 그냥 아픈부위에 모심기 형태로 꽂아서 나을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일뿐이라 합니다. 그것은 천응혈이라고 해서 예전부터 어떤 형태의 병에도 통증에 사용하는 지초적인 방법일분이라 하더구뇽
Commented by 아이페오스 at 2008/11/27 23:30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이 글 쓴지가 벌써 이렇게 되었군요. =_=;;;;
사실 저야 뜸사랑이 이기든 한방 쪽이 이기든 아무래도 좋은 입장이고......오히려 관심이 있는 것은 침의 효과를 설명하는 기존 이론이 정말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인지(이게 중요한 것이, 기존 이론에 의해 확실히 뒷받침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 이론에 붙잡혀 발전의 가능성이 원천봉쇄되는 경우가 워낙 많으니까요. 스탈린이 있어서 소련이 이긴게 아니라 스탈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WWII에 이긴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_=;;;), 효과가 있으면 그 효과가 침 고유의 효과인지 아니면 다른 요소의 복합적인 작용인 것인지, 고유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면 증상을 관리하는 다른 방법에 비해 어느 정도의 경쟁력이 있는지, 경쟁력이 있다면 그 경쟁력을 창출하는 근본원인이 general한 법칙으로서 다른 증상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등등입니다. 지금은 이런 논의가 전혀 안 되고 있지요. 한국의 현실에서는 되기도 힘들고 말이죠. 이런 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첫 걸음도 못 떼고 그저 침이 누구꺼니 하는 말싸움만 만연하고, 또 그것에 대해 '문제는 검증이야 man~'이라고 일갈하는 언론도 없어서 현재 한국의 인문학적 인식에 대해 절망하는 중입니다.(......)
Commented by 몹쓸인간 at 2008/12/11 09:21
눈으로 보고도 인정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정확한 것은 임사실험으로 밝혀 지겠지만 다른 집단은 부정하려 들것입니다.
처음부터 삐뚤어진 생각으로 실험을 한들 그것이 공정하게 판단이 날수 있을까요?
Commented by 아이페오스 at 2008/12/11 09:50
귀하께서 이런 주장을 하려면, 주장을 하는 쪽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귀책이 있습니다.
먼저, 정확히 임상실험으로 밝혀졌는지를 이야기해주셔야 하며,
왜 실험을 삐뚤어진 생각으로 한다고 보는지를 최소한의 사례라도 꺼내주셔야 합니다.
또한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입증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동서고금 모든 과학자들의 common sense를 부정하는 이유까지 내놓으셔야 합니다.

특히, '삐뚤어진 생각'이라는 건 어느쪽을 지칭하는지 모르겠는데, 현재까지 정확한 방법론으로서 침뜸술에 대한 연구를 시행한 곳은 의학자들 쪽이며, 평소에 침뜸술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쪽의 연구는 상당부분 실험의 설계부터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를 떠나서, 옹호하는 쪽의 실험이 더 '삐뚤어진 생각'으로 실험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상식적이겠죠. 혹시 의학자들이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해 실험하는 것이 '삐뚤어진 생각'이라고 주장하실 요량이라면, 과학적 방법론이 왜 '삐뚤어진 생각'인지를 증명하셔야 할 귀책까지 생깁니다. 아무래도 좀 더 다듬어진 주장이 필요한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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