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30일
뜸사랑의 전략에 대한 매우 짦은 참견
오늘은 왔다갔다 할 곳이 많아서 관련 글을 많이 읽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양 측의 논리는 어느 정도 정리되더군요.
한방 : 구당은 사이비다. 한방적 원리에 맞지도 않는 침뜸술을 함부로 하고 있다.
뜸사랑 : 이미 많은 사람들이 구당선생의 침술로 효험을 봤다. 능력이 있으면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 외에 의료사고나 불친절함 같은 평소의 불만이 (언제나처럼 욕설과 함께) 터져나왔지만 그런 것은 뜸사랑이 침뜸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가 전혀 못 되기 때문에 제쳐놓고, 또한 뜸사랑이 아직 제도권에 들어오지 못했고 야매로 배워다가 돈을 뜯어내려고 한다는 한방쪽의 이야기 또한 뜸사랑이 침뜸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안 되기 때문에 역시 치우고 핵심만 짚으면 저 정도로 정리됩니다.
아, 왜 안되냐구요? 그럼 '당신들의 지적이 옳다. 앞으로 그런 것을 고치겠다. 그러니 당신들의 주장도 접어라'라고 하면 어쩔겁니까? 남의 잘못에 기대어 자기의 존재의의를 주장하는 것은 이렇게 하책중에 하책입니다. 어디까지나 자기의 논리로 자기의 주장을 완성해야만 남을 설득할 수 있는 겁니다. 이건 토론의 ABC지요.
여튼, 저로서는 누가 이기든 관심이 없지만, 그래도 제3자로서 논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마리 정도는 제공해드리죠.
뜸사랑이 한방에서 침뜸을 가져오려면, 한방에서 침뜸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물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한방이 뜸사랑으로부터 침뜸을 지키려면, 역시 한방에서 침뜸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답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당연히 한방적 원리에 의해 침뜸이 설계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제 뜸사랑은 한방이 저렇게 답을 한다면, 한방적 원리가 실증되었는지를 묻도록 하세요.
실증되었으면, 다시 말해 침뜸이 효과가 있는 이유를 한방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실증되었다면 뜸사랑이 침뜸을 가져올 명분이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 경우 뜸사랑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물리치료를 하는 방식이나 치위생사가 치과의사의 처방을 수행하는 방식처럼 침뜸을 시술하겠다고 해야 존재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증되지 않았다면? 이 경우 침뜸의 효과는 '효과가 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효과가 있다'가 되기 때문에, 침뜸을 가져올 근거를 획득하게 되는 거지요. 이를 바탕으로 뜸사랑은 '한방적 원리가 실증되지 않았으면 왜 그에 따른 치료를 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재차 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법이나 여론이 허용하고 있다'는 수준낮은 답이 나오면, '법이나 여론이 실증해주는 것이 아니잖는가'라고 일갈하면 되는 일이지요. (한방 쪽에서 저런 수준낮은 답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긴 하지만, 만약의 경우라는 것이 있으니 일단......)
유감스럽게도 뜸사랑이나 한방 양쪽 모두 아무도 이런 의문을 품는 분들이 없더군요. 물리치료기기는 개인이 사서 써도 누구나 다 효과를 봅니다. 그 효과가 통계적으로 증명되었고, 효과가 나는 의학적 이유가 과학적으로 실증되어 보편성을 획득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침뜸은 민간에서 아직 할 수 없습니다. 한의사 분들의 전문성이 가미되어야만 (부작용 없이) 효과를 본다고 한방측이 주장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침뜸이 사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침뜸은 물리치료기기와 비슷하게 사용법만 익히면 누구나 효과를 볼 수 있는 술기가 되는 겁니다. 그러므로 한방은 이 점을 보완하면 뜸사랑의 시도를 완벽하게 물리칠 수 있고, 뜸사랑은 이 점을 공격하면 한방으로부터 침뜸을 가져올 최소한의 근거를 마련하게 됩니다. (완벽하게 가져올 수 없는 것은, 뜸사랑식 침뜸이 물리치료기기처럼 보편성을 가지는지를 검증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검증해야지요.)
제가 보기에는 아주 쉬운 논의인데, 말싸움과 흠집내기만이 난무하며 포탈사이트 서버에 무의미한 byte를 쌓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참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면서 논리적으로 말을 나누는 논쟁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글이 이상하게 길어졌군요. =_=;;;;;;
사족 :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굳이 첨언하자면, 저는 누구의 편도 드는게 아닙니다. 내심 저는 한방 쪽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게, 한의사 분들은 6년 동안 공부하면서, 자신이 공부하는 내용의 기본원리가 실재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쓰고 계신거 아니겠습니까. 실재한다는 것을 아는 이유만 간단히 설명하면 뜸사랑의 주장을 헛된 것으로 할 수 있으므로 더 유리한 고지에 있는 셈이죠. 이거 한방 편든다는 이야기를 들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사실이 그런걸 어쩌겠습니까. =_=;;
# by | 2008/11/30 19:47 | 막장의사의 발로쓰는 의료이야기 | 트랙백 | 핑백(2)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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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댓글에서 새삼 느낀 거지만, 자기가 해야 할 말과 제3자가 해야 할 말을 섞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논쟁의 두 당사자 A,B가 있다. A는 ... more
일단, '양의'라는 표현이 한의사에게 '무당'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을 지적하겠습니다. '양의'라는 단어를 씀은 곧 '서양의학을 하는 의사'라는 말을 씀과 같은 의미인데, '서양의학'이라는 말 자체가 과학에 국경이 있다고 생각하는 비과학적 사고입니다. 과학이란 과학자의 국경에 따라 갈리는 것이 아니며, 단지 현상을 근거를 통해 실증하려는 태도 자체를 과학이라 칭합니다. 이는 '자연'이 아니라 '과학'을 배울 때 맨 처음 배우는 것으로, 제 블로그 공지글 중 하나인 '당 블로그 사용설명서'에 '중학교 과학 교과서 첫 페이지'라는 말을 바로 이래서 넣은 거지요. 아무래도 이거 본 글로 하나 써야 할 것 같은 소재인데, 댓글로 날리는 느낌이네요. =_=;;
이런 단어가 유통되는 것은 아무래도 한방에서 한방과 의학이 같은 위상에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쓴 단어가 의사를 싫어하는 사회풍조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이거 반성하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그리고 까대는 것 자체가 싫으신 건지, '까대는' 내용에 반대하는 것인지가 FELIX님의 댓글에서는 명확하지 않군요. 전자라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논의에서는 험한 말이 나오거든요. 하지만 후자라면 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험한 말이야 한방이나 의학자들이나 다 하는 거니까 제쳐놓고, 험한 말 속에 담긴 로직에 대한 느낌이 있으실 거 아니겠습니까.
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제가 굳이 뜸사랑과 한방의 다툼에 대해 글을 쓴 것은,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과학자로서 논리적으로 꼭 해결해야 할 부분을 양 측 모두 회피하고 있어서 그것을 지적한 것 뿐입니다. '끼어든다'는 표현은 문맥상 '자격이 없는 자가 참견한다'는 뜻인데, 과학자가 과학적 사고방식을 적용하는 것에는 어떤 자격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실재를 설명하는 어구로서는 적절치 않나 생각되네요.
혹시 의사가 오로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아무 이유도 없이 한방을 '까댄다'고 보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그렇습니다. '까댄다'는 표현은 바로 이럴 때 쓰는 표현입니다.), 의사들은 상당한 이유를 들어 한방에 대해 검증을 요구하고 있고 그 이유가 근거없다고 합의되었을 때에만 '기득권을 지키려한다'는 비판이 가능해질 겁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 이유가 근거없지 않거든요? 바로 본문에서 제기한 문제인 '한방에서 인체를 설명하는 원리가 실증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논리적 오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이미 답이 나왔다면 이 질문에 논리적 오류가 생기겠지만, 현재 스코어 아니지요.) 이런 문제의식에서 저는 근본 원리에 대해서는 논의를 회피한채 술기를 사용할 자격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두 집단의 말싸움에 대해 자그마한 참견을 한 것입니다. 'ㅅ'
아, 인사가 늦었네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돈에 내 목숨을 내놓아 하다니....
저는 제가 아파 뜸사랑의 교육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홈피가 사라졌어요....
아이들이 이제 유치원다닌답니다. 더 아프면 안되는데.....
하지만 지금 논의하려는 문제는 뜸사랑과 한방이 세간에서 어떤 평판을 받고 있냐가 아니라, 각 직능이 그 일을 해야 할 당위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의 논의에는 오로지 진실, 그것도 확인된 진실만을 가지고 당위성을 획득하려 해야지, 뜸사랑이나 한방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던가 법적으로 지지되고 있다는 것으로 전문성을 지키려 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사실 전문성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스스로 해치는 행위지요.
이런 논쟁은 의사나 한의사, 뜸사랑 같은 단체들이 돈독이 올라서 벌이는 것이 아닙니다. 전문가들 사이의 논쟁의 내용을 생각하려 하지 않고 그저 '밥그릇'이라는 딱지를 붙이게 되면, 세상천지 밥그릇 싸움이 아닌 것이 없게 됩니다. 물론 전문가들끼리 당위성을 획득하기 위한 논쟁이 밖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여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난이 비판으로서 작용하려면, 전문가들이 당위성 획득을 위한 노력은 제쳐두고 정말로 이권을 위해 말장난을 벌이는 것이 입증되어야만 가능합니다. '의학자들이 환자는 저버리고 밥그릇만 챙기려한다' 는 말은 이런 점을 입증하는 노력이 없다는 점에서 그저 억지주장에 불과합니다. 이런 주장은 저런 직능간 논의 자체가 '누가 더 환자를 잘 볼 것인가'를 주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댓글을 보아하니 절박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그 아이들의 고통을 가장 잘 해결해줄 수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것이 맞습니다. 전문직 사이의 논쟁은 내부논쟁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그것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하는 분들이 문제긴 합니다만. 위정자도, 언론도, 시민도 말이죠.), 초보엄마님께서 가장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시는 곳을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초보엄마님 가족분들의 무사평안을 기원합니다.
제가 침에소질이있다고 보고 정말잘할것같은마음에 주위 여러분들의 부추김에 힘입어 오늘종일 뜸교육원에 교육신청하다가 결국은 트래픽용량초과 인지 신청을못하고 말았네요
덕분에 시간을내어 그동안의 스토리들을보고 기막히고 어떤것이 진실인지 도무지가릴수가없어 난감하기이를데 없습니다. 이제 50이넘었으니 침잘배워 남도주고 가족두주고 나도 쓰려고 했는데 ...
봉사를 일컬으면서 교육비가좀 비싸기는하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배우면 귀한것을 대강싼값에 배운다면 배우다가 도중하차하는사람들도 많겠지 그런생각으로 좋게 여겼어요 아뭏든 구당선생님 처음본 이미지 그대로 훌륭하신분이시길 더욱 바랍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논리적으로반박하셔서 이마음을시원하게 털어버릴수 있었으면합니다.
또한 전자의 경우, 즉 술기의 효과가 있다고만 믿으신다고 해도, 후자를 확실히 하지 않으신다면 후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의 주장에 자기도 모르게 동조하게 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이용하고들 있거든요. 자신의 신념이 남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인문,사회과학적 사고방식을 거쳐 나온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주관을 세우셔야 할 것입니다. 뜸사랑과 한방이 말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보시고 정확한 판단을 하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님의 의견은 일견 합리적인 것 같지만 현재 한의사와 뜸사랑간의 다툼(?)의 쟁점을 조금 벗어난 듯해서 이렇게 저도 참견을 해 봅니다.
침뜸은 물론 한의학적인 체계 위에서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한의학은 과학적으로 실증되지 않았습니다.
한의학에 내재된 철학적.논리적 배경을 서양의 과학적 방법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단적인 예가 기와 경락의 실재성의 증명 같은 것들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님이 생각하시는 방식으로도 한의사와 뜸사랑간의 다툼은 해결되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상황을 반영하는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침뜸에 대한 양자간의 견해차이가 있습니다.
한의사들은 침.뜸을 學으로 상정해서 고도의 학문적연마를 요하고 부작용에 대한 대비와 고도의 책임감을 요하므로 '한의사면허'를 가진 자신들만이 할 수 있다는 주장인 반면,
침구사들의 입장은 오히려 침뜸은 '術'의 측면이 강하고 '경험'이 치료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들의 입장인데, 환자의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쪽은 오히려 침구사제도의 존재에 있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느냐하면, 한의사의 지위의 속성상 그렇다는 말입니다.
한의사가 되려고 투자한 것이 많기때문에 시간 오래걸리고 의료수가 싼 침뜸으로 환자를 돌보기 보다는 비싼 첩약을 처방하는 것이 더 돈이되는 현재의 의료체계가 환자들에게는 고비용 저효율의 의료써비스를 감수하게 하는 것입니다.
1침2구3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먼저 침, 뜸으로 치료하는 것이 첩약에 의한 치료보다 우선시되고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한의사중에는 이말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스로의 학문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또 현재 침구사가 의료법에서 사라지는 과정의 억지성도 현재의 논쟁을 부추긴 측면이 큽니다.
침.구사는 유사의료행위로 엄연히 국민의료법의 조항에 존재했다가, 박정희정권에 의해 슬그머니 사라지게 됩니다. 이과정에서 침구사들의 권익은 송두리째 한의사에게로 강탈되어지게 됩니다. 이런 야만적인 강탈행위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내재해 있습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아뭏튼 한의들의 배를 불리기위한 현행 의료제도는 시정되져야한다는 생각입니다.
님의 의견은 일견 합리적인 것 같지만 현재 한의사와 뜸사랑간의 다툼(?)의 쟁점을 조금 벗어난 듯해서 이렇게 저도 참견을 해 봅니다.
------> 어느쪽이 더 합리적으로 말하고 있는지는 보면 알겠죠. '합리적'이란 단어를 자의적으로 쓰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침뜸은 물론 한의학적인 체계 위에서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한의학은 과학적으로 실증되지 않았습니다.
------> 오케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댓글을 단 분 중에, 어떤 분도 이렇게 솔직한 적이 없습니다.
*한의학에 내재된 철학적.논리적 배경을 서양의 과학적 방법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단적인 예가 기와 경락의 실재성의 증명 같은 것들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님이 생각하시는 방식으로도 한의사와 뜸사랑간의 다툼은 해결되지 않을것 같습니다.
------> 실컷 위에서 칭찬했는데, 왜 갑자기 또 삼천포로 빠집니까. '서양'이란 말을 쓰는 것으로 기, 경락의 실재성 증명 같은 것을 피해가시려는 듯 한데, 절대 그렇게는 안되죠. 이 글에 달린 댓글, 그리고 제 다른 포스팅에서도 썼듯이 과학적 방법론은 굳이 동서양을 따지지 않습니다. '침뜸이 효과가 있다 --> 침으로 어느 부위를 찔렀더니 효과가 있더라' 같은 선조들의 사고에도 과학적 방법론이 쓰였습니다.(그리고 그 선조들은 다른 곳이 아닌, '동양'에서 살았지요. =ㅂ=) 술기의 효과는 분명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주장되고 있는데, 왜 그 효과를 설명하는 것이 과학적 방법론에 따르면 불가능해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군요.
*그렇다면 현상황을 반영하는 핵심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침뜸에 대한 양자간의 견해차이가 있습니다.
한의사들은 침.뜸을 學으로 상정해서 고도의 학문적연마를 요하고 부작용에 대한 대비와 고도의 책임감을 요하므로 '한의사면허'를 가진 자신들만이 할 수 있다는 주장인 반면, 침구사들의 입장은 오히려 침뜸은 '術'의 측면이 강하고 '경험'이 치료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 아뇨, 귀하의 말에 따르면 핵심은 이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한방이나 침구사 모두 실증되지 않은 개념을 가지고 기술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곳에 댓글을 다신 몇몇 親 뜸사랑 분들의 말을 들으면, 점점 뜸사랑이나 한방이나 결국 똑같다는 생각이 확고해지는군요. 실컷 뜸사랑측에서는 경험의 측면이 더 강하다고 하면서, 왜 아예 실증되지 않은 이론 자체를 벗어버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거지요? 이것이 가능하면 침술을 귀하의 말을 빌리자면 '한의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현행 의료제도'에서 떼어놓을 명분을 얻을 수 있다니까요?(이게 본문의 주장이지요.) 이게 불가능하면, 굳이 침뜸을 한방에서 떼어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둘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는데, 왜 떼어놓습니까?
또한 양자의 견해차이가 있다고 주장하시지만, 근본적인 견해에는 차이가 없군요. 둘 다 침뜸의 효과가 한방적 원리에서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다음 단계의 세부적 논의에서 차이가 있다고 견해차이가 있다 봐달라는 것인가요? 이렇게 근본적인 차이가 없기 때문에, 둘 사이의 다툼이 해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들의 입장인데, 환자의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쪽은 오히려 침구사제도의 존재에 있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 이렇게 주장하려면,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지 근거를 내놓으셔야지요. '저비용 고효율'은 굳이 환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대전제입니다. 그 대전제는 굳이 침구사들이 끌어오지 않아도, 당연한 말입니다. 따라서 '그것을 더 잘 추구할 수 있는 쪽이 침구사'라는 주장을 하려면 더 구체적인 근거로 뒷받침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이 주장은 '한방이 비싸기 때문에 침구사가 필요하다'라는 요약밖에 안 되는데, 이런 주장은 침구사가 따로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증명하지 못합니다. 만약 한방에서 가격을 내려버리면 그때는 어떻할 겁니까?
이렇게 상대방의 잘못을 가지고 자기 존재의의를 증명하는 것은 최악의 설득법입니다. 제대로 주장하시려면 뜸사랑이 더 고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한 실증된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게 없다구요? 그렇다면 한방의 틀에서 벗어나서 오로지 침뜸이라는 기술의 효과만을 주목하겠다고 주장하면 됩니다. 그럼 이론에 대한 실증된 근거를 내놓을 책임을 벗는 거지요. 의학 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은 경험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효과가 어떻게 나는 건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어쨌든 효과가 있으니 쓰겠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 모순이 아닙니다.
*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느냐하면, 한의사의 지위의 속성상 그렇다는 말입니다.
한의사가 되려고 투자한 것이 많기때문에 시간 오래걸리고 의료수가 싼 침뜸으로 환자를 돌보기 보다는 비싼 첩약을 처방하는 것이 더 돈이되는 현재의 의료체계가 환자들에게는 고비용 저효율의 의료써비스를 감수하게 하는 것입니다.
1침2구3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먼저 침, 뜸으로 치료하는 것이 첩약에 의한 치료보다 우선시되고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한의사중에는 이말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스로의 학문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 상대방의 잘못으로 자기의 존재의의를 뒷받침하려는 시도가 무의미하다는 것은 전술했습니다. 여기서는 생략. 첨언하자면,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은 귀하를 포함한 뜸사랑측이 이런 주장을 이용해서 자기들이 필요하다고 강변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의 입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3자의 입장에서, 소비자 운동의 일환으로 주장하는 것이라면 하등 문제가 안되는 논법이에요. 하지만 그들의 잘못된 행태와는 별개로 자기들이 왜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면, 제3자의 입장에서는 있는 걸 고쳐 쓸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또 현재 침구사가 의료법에서 사라지는 과정의 억지성도 현재의 논쟁을 부추긴 측면이 큽니다.
침.구사는 유사의료행위로 엄연히 국민의료법의 조항에 존재했다가, 박정희정권에 의해 슬그머니 사라지게 됩니다. 이과정에서 침구사들의 권익은 송두리째 한의사에게로 강탈되어지게 됩니다. 이런 야만적인 강탈행위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내재해 있습니다.
------> 옛날에 있던 제도라고 해서, 그리고 그 제도가 강압에 의해 없어졌다고 해서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 역시 무의미합니다. 스스로의 존재의의에 대한 당위성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자, 예를 들어 의사나 판사, 비행사가 독재자에 의해 사라졌다고 합시다. 이게 되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죠? 이런 직업들은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는 합의가 되어있고, 이 직능이 가진 스스로의 논리체계가 그 직업의 존재를 확고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의사나 침구사는 어떤가요? 그 집단의 논리체계가 그 직업이 제도권에 존재해야 할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나요? 다시 말해, 만인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스스로의 논리체계(즉, 실증된 논리체계)를 가지고 존재하고 있나요? 귀하도 말했듯이, 실증되지 않았죠? 그렇다면 제도권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겁니다. 위의 주장은, 독재자에 대한 편견을 이용해서 스스로의 당위성을 증명할 귀책을 회피하려는 시도에 불과합니다. 만약 침구사가 존재할 당위성이 인정된다면, 어떤 독재자가 없애도 다시 부활할 겁니다.
뭐......국가에서 성직자 면허를 줘야 종교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처럼, 제도권에서 인정받지 않아도 그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사회에서 일정 영역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개인이 무언가를 선택하는는 데엔 굳이 합리성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제도권에 두는 것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믿는 것을 남도 보편적으로 믿을 수 있다는 선언이며, 그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기준이 없다면, 어떤 것이라도 면허를 받을 수 있고 또 어떤 것도 면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이 없던 시대였기 때문에 침구사가 없어졌고, 한의사가 있습니다. 둘 사이의 근본적 차이점이 없음에도 말이죠.) 만약 제가, 파스의 효과를 파스에 발라진 약제의 효과가 아니라 파스에 사용되는 종이의 질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고 하고, 따라서 기존 의사면허에서 분리된 '파스치료사'를 만들어야 한다 주장한 다음에 그것이 상당 수의 추종자를 확보하고 있다면, 뭘로 이 주장을 금지할 겁니까? 과학적 방법론을 따르지 않는다면,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미 한국은 나쁜 선례를 남기고 있습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아뭏튼 한의들의 배를 불리기위한 현행 의료제도는 시정되져야한다는 생각입니다.
-------> 의료제도는 시정되야 할 듯 하군요. 어떤 제도든 불편한 점이 없을리는 없으니 언제나 개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시정이 '뜸사랑'의 존재를 제도권에 편입시키는 방향이라면 반대할 수밖에 없겠군요. 합리적으로 한방이 면허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역시나 똑같이 합리성을 증명하지 못한 뜸사랑은 면허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당신이 그렇게 과학이며 합리를 주장하시듯이 서양의학은 과학적으로 완전하지도 않고, 부단히 변화하는 지식과 불완전한 정보, 오류에 빠지기 쉬운 인간들의 모험에 근거하고 있는 목숨을 건 줄타기랍니다.
정육점의 돼지를 해체하듯이 사람들의 장기에 서슴지않고 칼을대고, 현미경이나 공명장치의 도움을 받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에만 관심을 가지는, 무모하면서도 무책임한 짓을 자행하면서도 면허증과 의사집단의 로비력 뒤에 숨어서 책임을 모면하고 있는, 돈밝히는 그러한 비양심인들을 양산하고 있는 그런 의술인 것입니다.
과연 현대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은 몇가지나 될까요?
그래도 친절하게 저런 스테레오타입의 허구성을 설명드리죠. 귀하는 '샌드백'을 만들어서 본질이 아닌 샌드백을 때리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저를 위시한 의학자들은, 의학이 완벽하다는 이야기를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거든요. 의학을 쌓아가는 과정이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는 말을 해도, 그것이 그 결과가 완벽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과정을 통한 결과는,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일 수는 있어도, '완전무결한 이론'은 아닌 겁니다. 이건 어떤 분야든 학문하는 사람들끼리는 당연히 excuse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귀하를 위시한 반의학 운동가들은 '과정의 완결성'을 '결과의 완결성'으로 오독하고 그 오독한 것을 가지고 의학을 공격합니다. 이것이 '샌드백'을 친다는 말의 의미이지요.
자. 이쯤에서 '결과가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대체의학이 필요하다'는 말은 가능합니다. (물론, 그 전에 의학자들이 '의학이 완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귀하의 말부터 사과하셔야겠지만요.) 그런데, 귀하가 신봉하시는 것이 의학을 대체할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있지요? 정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하려면, 귀하가 신봉하는 것이 '해를 끼치고 있다는' 치료법보다 뛰어나다는 증명만 하면 됩니다. 그런 증명을 하기 전에는, 함부로 현대의학에 대해 매도하지 마세요. 귀하는 현재 시점에서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프로는 오로지 실력으로 말하는 법입니다. 의학자들은 뭐 논문쓰고 싶어서 쓰는 줄 아십니까? 우리들도 귀하를 위시한 반의학 신봉자들처럼 '의술을 펼치면 환자들 고통이 싹 낫는걸 매일 보고 사는데 무슨 검증이냐'같은 소리 하고 싶다니까요? 그런 말을 다른 사람들이 안 믿으니까 문제지요.
저는 귀하를 가르칠 자격도, 그럴 필요성도 못 느끼니까 충고라고 하긴 뭐합니다만, 귀하는 한방을 공격하고 있지만 기실 귀하가 하는 말은 한방에서 하는 말과 어떤 차이점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자기들을 '따로 봐달라'(면허를 따로 내달라고 말하고 있으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나 진배없지요.)고 말하고 있으니, 이런 모순을 그냥 내버려두면 그게 학자일까요? 따로 봐달라고 말하고 싶으면, 따로 볼 수 있는 근거를 같이 줘야 맞지요.
추신 : 이 댓글은 제 평소 스타일보다도 특히 시니컬한데, 그것은 기존의 스테레오타입을 그대로 암송하는, 내용도 없는 댓글에 굳이 내용을 붙여 써야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습니다. 상대방이 제기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이 자기 주장만 계속 할거면, 뭐하러 댓글답니까? 설득하러 오신 분 맞습니까? 이런 비소통이 만연한 삭막한 토양이 바로 지역주의에 기대사는 저질 정치인을 만들고, 오로지 자기 이익에만 충실한 천민자본주의를 만듭니다.